건강을 위해 꼭 알아야 할 뇌 속의 작은 존재

 

 

오랫동안 사랑하는 사람이 점점 나에 대한 기억을 잃어가고 있거나 이유 없이 우울해 한다면 더없이 슬픈 일일 것이다. 더욱 힘겨운 사실은 확실한 치료법이 없다는 것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정신질환에 대한 원망만 커질 뿐이다. 이렇듯 병은 한 번 걸리면 회복하기 거의 불가능하며 환자의 행복마저 앗아간다.

이런 질병들이 뇌 속의 거의 보이지 않는 세포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전까지만 해도 그 세포는 과학자들에게 관심 밖의 존재였으며 다른 연구과정에 큰 방해가 되는 골치 아픈 존재였다.

 

하지만 2012년, 베스 스티븐스 교수와 세이퍼 박사가 발표한 논문을 통해 뇌 건강을 좌지우지한 역할이 이 작은 존재라는 것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에서는 이 작은 존재, ‘마이크로글리아(미세아교세포)’에 대한 획기적인 발견과 여러 정신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마이크로글리아는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당장 아프지 않더라도 꼭 알아야 할 뇌 속의 중요한 세포이다. 왜 보이지도 않는 작은 세포에 집중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우선 미세아교세포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미세아교세포는 뇌 속에 분포되어 있는 면역계 세포이다. 이 세포는 뇌에 평생 동안 머물면서 안 쓰는 시냅스를 없애준다. 즉, 뇌를 보호하기 위해 뇌 회로를 정리해 주는 고마운 존재인 것이다.

 

머리를 제외한 몸통에서 외부로부터 다칠 때 백혈구가 복구 작업을 하는 것처럼, 뇌에서는 미세아교세포가 백혈구와 같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그런데 이 보호 역할이 지나치게 과한 경우가 발생한다. 크게 사고가 나서 몸이 아프고, 이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를 겪을 때 몸의 면역세포(백혈구)가 몸과 뇌를 잇는 터널을 통해 미세아교세포에게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이 메시지를 받은 아교세포는 뇌를 보호하기 위해 염증 유발 화학 분자를 방출하고 뉴런과 시냅스를 필요 이상으로 없애기 시작한다. 몸이 아프면 정신도 혼미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몸에 염증을 일으키지 않도록 신체를 보호하면 미세아교세포가 돌변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미세아교세포는 몸 상태가 멀쩡하더라도 다른 외부 환경으로부터 자극을 받는다. 오늘날 현대인이 자주 접하는 가공식품이나 보존제 성분도 뇌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주고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없다.

 

특히 직장뿐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를 통한 수많은 시각적 정보들은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준다. 이러한 만성적 스트레스는 미세아교세포를 더욱 부추겨 뇌를 공격할 수 있도록 하며, 이는 우울증, 알츠하이머, 자폐증 등 질병을 일으킨다.

 

미세아교세포의 돌발행동은 누구도 피해 가기 힘들다. 그렇기에 이 뇌 속의 작은 존재를 다독이기 위한 연구가 의료 분야 전문가들에 의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병든 면역계를 낫게 하기 위한 여러 치료법들이 나왔지만, 아직 알츠하이머,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에는 정확한 치료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워낙 질병이 발생된 원인이 복잡하고, 환자마다 치료제로 인한 약 효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진전이 없고 우울한 상황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의학계에서는 미세아교세포의 발견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이 세포의 원활한 활동을 위한 치료 연구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유지하거나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간다. 언제든 아플 수 있으며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정신질환이나 자가면역질환으로 고통받고 있을 수도 있다. 나 역시 최근에 치매를 앓았던 소중한 분을 떠나보내야만 했다. 주변의 소중한 사람과 자신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지키기 위해 작은 뇌세포에 대한 지식을 미리 알아두기를 바란다.

 

 

* 본 콘텐츠는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

 

참고: 도나 잭슨 나카자와,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

 

본문 이미지 출처 : ‘Mouse Study Links Depression, Inflammation and Microglia’, Technology Networks (링크)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tvN

 

썸네일 이미지 출처(왼쪽) : 영화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