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사랑에 관한 잘못된 오해가 정말 많다. 그 오해들은 미디어를 통해 계속해서 재생산되고,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이 잘못된 사랑을 올바른 사랑으로 생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우리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이러한 오해와 스트레스도 갈수록 사람들이 연애하기 힘들어하는 여러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1) 영원히 변치 않도록 사랑합니다
사랑에 관한 오해 중 최악이 바로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이다. 왜냐면 세상에 변하지 않는 사랑은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비결이기도 하고, 또한 사랑이 변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리 불꽃 같은 사랑을 시작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그런 감정은 사그라들게 되어 있다. 우리는 서로에게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게 사랑이 식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단지 사랑의 모양이 바뀌었다고 보면 된다. 예전에는 바라보면 두근거리고 흥분되었다면, 이제는 편안하고 차분해진다. 그렇게 대부분의 사랑은 로맨틱한 관계에서 동반자적 관계로 넘어간다. 그게 사랑이 식은 건 아니다.
(2)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사람만 사랑할 수 있을까? 물론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 세상은 그런 사랑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낭만적인 순애보로 포장하기도 한다. 나도 낭만적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게 올바른 일은 아니다. 꼭 해야만 하는 일도 아니다.
사람이 끌리는 매력 요소 중에는 신선함도 있다. 사람은 호기심이 강한 동물이고, 본능적으로 신선함에 끌린다. 오래된 사랑에서 느끼는 편안함도 좋지만, 새로운 사랑에서 느끼는 두근거림도 마찬가지로 좋아한다. 새로운 사랑을 찾는 건 나쁜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론, 이미 결혼했거나 커플이 있다면, 새로운 사랑을 찾기 전에 그 관계를 깨끗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건 옛 사랑과 새 사랑을 모두 배신하는 일이다.
하지만 관계를 깨끗이 정리했다면, 새로운 사랑을 만난다고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또한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반드시 끝까지 함께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필요도 없다. 세상에는 당신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늘의 별만큼 많다는 걸 잊지 말자. (하지만 별이 너무 멀어서 닿질 않아요, 선생님…)
(3) 백마 탄 왕자도 숲속의 공주도 없다
경제학자 피터 배커스는 자신의 수학 능력을 짝을 찾는 데 써먹어 보기로 했다. 그는 남성이었고, 독신 이성애자였으며, 근처에 사는 자기와 비슷한 학력과 나이를 가진 여성을 원했다. 별로 까다롭지 않아 보이는 조건이다. 하지만 수학적 계산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1) 그의 집 근처에 사는 여성의 수는? 당시 그는 런던에 살았고, 그런 여성은 약 400만 명이었다.
2) 그가 원하는 연령대(24~34세)에 속하는 여성은 약 20%로, 이제 80만 명의 여성이 남았다.
3) 그중 결혼하지 않은 독신 여성은 약 50%로, 이제 40만 명이 남았다.
4) 대학 학위를 딴 여성은 약 26%로, 이제 10만 4,000명이 남았다.
5) 그가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여성은 계산 결과 5%로, 이제 5,200명이 남았다.
6) 그를 매력적이라고 느낄 것 같은 여성의 수는 다소 비관적으로 5%를 예상했고, 이제 남은 수는 260명이었다.
7) 그중에서 그와 잘 지낼 수 있는 사람을 대략 10%로 예상한다면, 남은 여성은 26명이었다.
고작 몇 가지 조건을 붙였을 뿐인데 이상형에 포함되는 사람이 런던 전체에서 겨우 26명만 남았다. 이는 이상형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잘 알려준다. 1가지 조건 정도면 괜찮다. 조건이 2~3개가 넘어가면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진다.
당신이 원하는 이상형은 존재하지 않는다. 백마 탄 왕자도 없고, 숲속의 공주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인연과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중에서 발전하는 관계에 집중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도 조건을 따진다면? 당신은 오래도록 짝을 만나지 못하면서 스트레스와 한탄만 쌓아갈 것이다.
(4) 미디어에 속지 마라
문제는 이러한 잘못된 오해를 미디어가 낭만으로 포장해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디즈니 공주부터 멜로 영화까지 비현실적인 사랑을 현실처럼 그려내는 작품들이 사랑에 관한 오해를 재생산하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는 재미로 봐야 한다. 현실의 사랑은 그것과 완전히 다르다. 현실의 사랑은 로맨스보다 생활이 더 큰 영향을 끼친다. 꽁냥거림보다 챙겨줄 때 더 큰 사랑을 느끼기도 한다. 싸움은 피해갈 수 없고, 싸운다고 관계가 파탄 나는 것도 아니다. 그 속에서 드문드문 옛날의 두근거림을 느끼곤 한다. 그렇게 사는 게 사랑이다.
미디어가 말하는 사랑이 정답은 아니다. 당신만의 사랑을 찾아서 하고 싶은 대로 사랑하면 된다. 당신이 하는 사랑, 그게 사랑의 유일한 정답이다.
사랑에 관한 모든 것
참고
1) (역수입) 남친이 남편이 되고 달라진 점.jpg, 더쿠 (링크)
2) 책 <러브 팩추얼리>
※ 본 콘텐츠는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