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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에서 로한의 깃발이 날아가는 장면은 정말로 명장면으로 꼽힌다. 몰락하는 로한의 분위기를 제대로 표현했을 뿐 아니라, 이어진 장면에서는 떨어진 깃발을 아라곤이 주우면서 희망이 돌아온다는 걸 상징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말이 앞발을 치켜드는 장면은 보면서 ‘말 잘 타나 보네. 저거 하기 힘든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또 NG였다니 기가 찰 정도다.

 

<록키>에서 과일을 던져주는 장면도 명장면으로 꼽힌다. 무명 복서의 리얼 라이프가 생생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각본에 없던 장면이라니? 얻어걸린 디테일이라니! 이 정도면 뒤로 넘어져서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격이다.

 

 

우리나라 영화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추격자>에서 하정우가 넘어지는 장면이다. 원래 각본에 없는 NG였는데, 하정우가 그대로 일어나 달리길래 장면을 이어갔다고 한다. (잘 보면 넘어지고 나서 끊어가려고 초점이 잠시 흐릿해지는 게 보인다) 덕분에 역동성이 느껴지는 추격 장면이 완성되었다.

 

NG는 실수, 아니 실패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것도 심각한 실패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NG는 곧 돈이기 때문이다. NG가 날 때마다 시간이 들고, 그 시간 동안의 인건비, 전기료 등등 비용이 발생한다. 요즘에는 디지털 장비로 촬영해서 그나마 다행이다. 과거에는 NG가 날 때마다 버리는 필름이 발생했기 때문에 NG는 반드시 피해야 할 실패였다.

 

하지만 NG를 꼭 실패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위에 나온 장면들이 그 증거다. 오히려 NG는 각본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현장감을 담아내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그런 현장감이 영화사에 길이 남는 명장면이 될 수도 있다.

 

흔히 위기는 기회라고 말한다. 나는 실패도 기회라고 말하고 싶다. 실패를 다르게 표현하자면 ‘예상 이외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원하는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목표를 다르게 잡는다면 의외의 성과로 거듭날 수도 있다. 포스트잇용 접착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접착제로서는 실패였지만, 용도를 바꾸자 대박 상품으로 거듭났다.

 

이렇게 실패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선 1가지 명심할 게 있다. 끝까지 해야 한다는 점이다. 끝까지 해야 성공이든 실패든 얻을 수 있다. 중도에 멈추면 실패가 아니라 포기다. 실패는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지만, 포기는 아무 활용도 할 수 없다. 그러니 실패하더라도 끝까지 하자. 실패가 당신의 히든 에셋이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NG에도 불구하고 연기를 이어나간 배우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끝까지 하는 자세가 실패를 기회로 바꿀 수 있었다.

 

참고 : 될 영화는 ng도 명장면이 됨, 이토랜드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