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하게 인간관계 정리했다

 

영화 ‘부당거래’의 명대사인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표현이 떠오르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에피소드다. 영화의 내용은 이미 기억 저편으로 잊힌 지 오래지만, 앞에서 언급한 대사 한 줄이 계속 돌고 도는 이유는 호의를 베푸는 것이 마냥 긍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방증이다. 때때로 상대방은 내가 베푸는 호의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 전혀 고마워하지 않은 채 무시하거나 악의로 갚을 수 있다.

 

국내 제1호 거절 테라피스트 이하늘 작가의 책 <거절 잘하는 법>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상대를 위해서 내가 무언가를 한다는 건 타인에게 인정받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정에 취해 거절의 기준을 바르게 세우지 않는다면 자신의 시간을 허비하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저자는 거절의 기준으로 가장 먼저 꼽아야 할 것이 ‘어이없고 황당한 부탁만큼은 들어주려고 애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위 온라인 커뮤니티 사례도 마찬가지다. 글쓴이는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후배의 편의를 위해 동승이라는 호의를 베풀었다. 그런데 후배는 글쓴이에게 허락도 받지 않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차창을 열고 담배를 피우려고 한 것이다. 글쓴이가 거절하자 되레 ‘차 있다고 자랑하냐’는 식으로 투덜댔다. 두말할 것도 없이, 차를 세워 후배를 내리게 하고는 유유히 떠났다. 그리고 절교를 다짐했다. 글쓴이의 행동에서 더는 자신의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무례한 사람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걸 깨닫는다. 종종 단호함은 내 삶의 기준이 무엇인지 자각하게 하고,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만들어주는 ‘단호박’ 같은 행동이다.

 

참고
1) [유머] 남의 차에서 담배피는 후배 썰.JPG, 루리웹(링크)
2) 거절 잘 하는 법, 이하늘 저, 카시오페아
3) 썸네일 이미지 출처 : [뉴스pick] 조수석에서 젓가락으로 담배 피우다 ‘휙’…누리꾼 ‘분노’, SBS 뉴스(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