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개를 입양하러 동물보호소에 들렀다. 그곳에서 외톨이로 부들부들 떨고 있는 개를 발견했다. 그 개의 이름은 파이퍼였다. 파이퍼를 불쌍하게 여긴 여성은 녀석을 입양하기로 했다.
파이퍼의 상태는 심각했다. 영양실조에 심장사상충까지 앓고 있었다. 만지지도 못하게 하는 걸 보니 전 주인이 파이퍼에게 몹쓸 짓을 한 게 분명해 보였다.
그래서 입양해 오는 길에 개 장난감도 하나 사줬다. 새 보금자리에 들어온 파이퍼의 표정은 몹시 해맑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파이퍼에게 특이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파이퍼를 입양한 여성은 간질을 앓고 있었는데, 발작 직전에 파이퍼가 안절부절못하고 발톱으로 주인을 긁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파이퍼는 발작을 알아차릴 수 있었을까? 프랑스 렌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간질 발작 과정에서 특정한 냄새가 나는 화학물질이 방출되는데, 개들이 이를 탐지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훈련을 통해 간질 환자를 돕는 보조견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여성은 의사에게 말해 파이퍼를 훈련시키고 장애 보조견으로 등록시켰다. 이제 어디나 같이 다니면서 발작으로 위험해지기 전에 파이퍼로부터 신호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후 파이퍼도 정상 체중이 되었고, 심장사상충 감염도 완치되었다. 여성은 “이제 이 녀석 없이는 살 수 없다. 파이퍼는 나의 발작을 알려주는 장애 보조견이자 나의 소중한 가족이다.”라고 말했다.
“내가 강아지를 구해준 줄 알았는데, 강아지도 나를 구해줬어요.” 서로가 서로를 구했다는 말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상황이었다.
이 이야기를 보면 교감과 소통의 근본은 사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이라고 꼭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다. 상대를 아끼고 염려하는 마음이 바로 사랑이다. 그런 마음이 있다면, 절로 상대를 자세히 관찰하게 되고, 때로는 파이퍼처럼 기적 같은 교감을 보여줄 수도 있다.
당신이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염려하는 마음을 깊숙이 되새겨보자. 그리고 그가 건강할 수 있다는 데 감사한 마음을 가져보자. 나아가 그런 마음을 꼭 표현해보자. 하루가 행복해지는 방법이다.
참고
1) 서로가 서로를 구해줌, DVD프라임 (링크)
2) “개 후각, 간질발작 체취 탐지 가능” 佛연구논문, 뉴시스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