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치킨을 양보한 이유

 

2~3달 간격으로 고향에 계신 부모님 댁에 내려간다. 1인 가구로 산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어머니께서 손수 지어주신 집밥은 늘 그립다. 평소 끼니를 잘 못챙겨 먹는 것도 아닌데 집밥을 찾게 된다. 정말 감사하게도 어머니께선 이런 자식의 마음을 어찌 아시는지 한상 가득 식사를 차려주신다.

 

너무나 오랜만에 나누는 부모-자식간의 대화. 위 사연의 아버지처럼 부모님께서도 예전만큼 잘 드시지 못하신다. 아무래도 나이를 먹을수록 건강관리도 신경 쓰셔야 하는데, 건강관리의 첫걸음은 바로 식단조절이다. 부모님께선 육식은 자식들이 멀리서 찾아왔을 때나 먹는 것이지, 평소엔 최대한 채식 위주로 먹는다고 하신다. 자식들이 커서 독립하고 다시 부부 2인생활로 돌아간 일상에, 자식들의 등장은 당신들에겐 ‘특식’을 먹는 날이나 다름없다. 그것도 자식들을 위한 특식 말이다.

 

한상 가득 차려주시면서도 더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이것 줄까, 저것 줄까하시는 부모님. 그리고 맛있는 치킨을 앞에 두고 아들을 더 챙기셨던 사연 속의 아버지. 그때의 부모님만큼 나이를 먹은 지금, 건강은 어떻게든 챙기고보자는 마음에 이것저것 따지게 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어쩌면 위 사연의 아버지도 말 그대로 자식을 챙겼다기 보단 ‘배가 불러서 드시지 않으셨던 것’일까? 차라리 그러셨으면 좋겠다. 자식들을 배불리 먹이기 위한 것보다는 당신의 건강을 위해서 내린 결정이었으면 더욱 좋겠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이 세상에 계실 때 잘해드려야지’. 얼른 안부전화 한 통 드려야겠다.

 

참고 <아버지가 치킨을 양보한 이유.jpg>, 웃긴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