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안 하고 놀기만 하는 남편

일 안 해도 돈 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꿈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버는 사람이 있고, 그렇게 버는 돈이 우리나라만 해도 100조가 넘는다.* 큰 빌딩의 건물주라도 되면 한 달에 불로소득만 천만 원을 우습게 넘기기도 한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열심히 사는 게 왠지 억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런데 다음 글을 읽고서는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건물주 남편을 둔 아내가 썼는데, 여러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글이었다.

*2017년 국세청이 발행한 ‘귀속 양도소득과 금융소득’ 자료에 따르면 불로소득이 135조 6천억 원에 달했다고 한다.

 

 

 

 

 

 

 

 

 

 

 

 

 

 

 

 

 

요즘에는 일의 의미가 달라졌다. 직업을 선택할 때 돈보다 의미와 성장을 더 중요하게 사람들이 많다. 과거에는 먹고 사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지만, 지금은 그 이상의 무언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런 면에서 건물주 남편의 모습에 불만을 느끼는 아내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댓글에서도 아내의 의견에 동조하는 말들이 베스트 댓글로 뽑히기도 했다.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이야기를 통해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와 비슷하게, 나는 위 이야기를 통해 ‘사람은 왜 사는가’라는 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저 생존하는 게 이유라면 굳이 ‘왜?’라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생존이 보장된다면 그때는 왜 살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 삶의 목적이 있어야 한다. 나는 그 목적이 ‘꿈’이고, 그 과정이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왜 사는가? 매일 1%라도, 아니 0.1%라고 성장하여 꿈을 이루기 위해 산다. 어제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살다 보면 성장의 기쁨도 느낄 수 있고, 꿈을 이뤄 무언가 업적을 남길 수도 있다. 그렇게 성장하려는 마음이 모여서 인류는 진보를 이룬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꿈도 없고 성장도 없다면, 그것은 살아도 사는 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귀중한 인생을 낭비하는 셈이다.

 

다만 꿈이나 성장이라는 게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그게 꼭 직업일 필요도 없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성장을 이루면 된다. 내가 아는 지인 중에 윗글의 남편처럼 건물주 부모님을 만나 먹고 살 걱정이 없는 사람이 있다. 이 친구가 대학을 졸업하더니 뜬금없이 시인이 되겠다고 고백했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그러다 굶어 죽어’라며 만류했겠지만, 먹고 살 걱정이 없으니 딱히 말릴 이유가 없었다. 문제는 이 친구의 글솜씨가 보통 사람보다도 한참 못했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시인이 되겠다고 몇 년을 글만 쓰더니 어느새 내가 봐도 감탄할 만한 시 한 편을 쓸 정도가 되었다. 이 친구는 분명 꿈이 있고 성장하는 사람이었다.

 

만약 게임을 좋아한다면, 게임에서 성장하는 사람이 되면 된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클릭만 하지 말고, 진짜 게임 고수가 되어보면 어떨까? 그러다가 프로게이머가 되면 정말 대박인 거고, 그게 아니더라도 게임 전문 기자가 되거나 유튜버가 되면 무언가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영화 감상이 취미라면 영화를 보기만 하지 말고, 보고 난 감상을 글로 남겨보자. 그 글을 사람들이 좋아하면 영화 리뷰어가 될 수도 있고, 운이 좋아 공모전에 뽑히면 프로 평론가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발상을 더 넓게 바라보면 아이 교육에도 적용할 수 있다. 게임 해설가 하광석은 프로게이머가 되려는 아이들에게 진짜 제대로 도전해 볼 기회를 제공해보라고 조언했다. 사실 많은 아이들이 막연한 기대로 프로게이머를 꿈꾸고는 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학교 공부만 시킬 게 아니라 진지하게 게임 공부를 시켜보면 학교 공부보다 더 큰 인생 공부가 될 수도 있다. 프로게이머가 되려면 정말 엔간히 게임을 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들은 모든 정보와 타이밍을 계산하며 플레이한다. 그런 노력을 직접 경험해보면 정말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이다. 프로게이머로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한 분야에서 프로가 되려면 임계점을 돌파해야 한다는 교훈을 반드시 얻을 거라 생각한다. 이렇게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한 번 해볼 만한 도전이 아닐까?

 

일단, 먹고사는 것은 중요하다. 꿈도 먹여 살려야 꿈이다. 굶어 죽으면 다 필요 없다. 그런데 먹고 사는 게 해결되었다면, 그다음에는 ‘왜?’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은 먹고살기 위해 사는 게 아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성장하며 산다. (사실 돈은 꿈을 이루면 자동으로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오늘 한번 자신의 삶에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우리는 왜 사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참고 : 웃긴대학, 건물주 남편이 불만인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