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이 0원이라면 어떤 기분이 들까? 커뮤니티에 “편의점 야간 두 달했는데 번 돈이 0원이야…”라는 글이 올라왔길래 처음에는 월급이라도 떼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내용을 읽어보니 팍팍한 이야기가 아니라 너무도 훈훈한 이야기였다.
나는 이 글을 쓴 사람의 젊음이 부러웠다. 육체적인 젊음이 아니라 마음의 젊음이다. (회사에 다닌다는 걸 보면 아주 어린 나이는 아닌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일이더라도 2달 동안 번 돈을 흔쾌히 써버리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글쓴이는 그렇게 돈을 쓰고도 “결국 두 달 일해서 번 돈은 없음 ㅋㅋㅋ”라며 웃는다. 어떤 심정일까? 2달 아르바이트야 또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돈보다 소중한 게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무엇이 되었든 2달 월급을 기꺼이 포기할 정도로 과감하게 행동할 수 있는 그 젊음이 참 부럽게 느껴졌다.
어떤 작품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대사를 본 기억이 있다. “돈이면 사람 마음도 살 수 있어.” 비리나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장면에서 이와 비슷한 대사가 자주 등장한다. 이를 부정하지는 않겠다. 실제로 돈에 마음을 파는 양심에 털 난 정치인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고, 내가 그런 입장이 되었을 때 절대 검은돈을 받지 않겠다고 장담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마 그런 입장이 될 리가 없겠지…)
그런데 위 게시물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돈은 못 벌어도 마음은 벌었네.” 이걸 보고 무언가 퍼뜩 깨달았다. 돈으로 마음을 사는 게 꼭 나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렇게 훈훈한 마음도 돈으로 살 수 있었다. 이렇게 돈으로 긍정적인 마음을 사는 게 ‘기부’가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힘들게 모은 거액을 기부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 글을 보니 조금은 이해가 간다. 마음을 벌었다고 생각한다면, 그 기쁨이 얼마나 클까? 똑같이 마음을 사더라도 검은돈이 되느냐 훈훈한 돈이 되느냐, 그 모두는 쓰는 사람에게 달린 것 같다. 나도 앞으로 마음을 벌기 위해 돈을 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덧.
이런 도움에는 어느 정도 교감이 필요하다. 가난하다고 묻지도 않고 도와주는 것은 때로는 상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저 청년과 아이들은 종업원과 단골이라는 교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게 아니라 그저 자기만족을 얻기 위해 남을 도와주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더불어 아이들이 도움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도움은 고맙게 받고 나중에 그 고마움을 다른 불우한 아이들에게 돌려주면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선행이 연쇄작용으로 이어나가면 언젠가 세상도 바꿀 수 있다.
참고 : 에펨코리아, 편의점 야간 2달했는데 번 돈이 0원이야…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