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으로 위안 삼지 마세요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 요즘에는 취미로 시작했다 직업으로 이어지는 ‘덕업일치’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래서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 그런데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거의 없는 것 같으면서도, 직접 뛰어들면 그 벽이 엄청 두껍게 느껴지는 분야가 있다. 바로 프로게이머다.

 

게임이야 많은 사람이 취미로 하고 있고, 아마추어 중에도 정말 잘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들이 모두 프로게이머가 되는 건 아니다. 팬들은 “잘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왜 선수로 뽑지 않냐?”라는 식으로 선수 영입에 불만을 삼기도 하지만, 관계자들은 “쓸만한 신인이 없다.”라고 하소연한다. 그럼 무엇이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르는 걸까? 현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임단 DRX의 김대호 감독이 인터넷 방송을 통해 노력과 자신감에 관하여 이야기했다. 그의 발언을 통해 프로다운 태도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1) 근거 없는 자신감은 죽음에 이른다

 

 

프로는 무작정 자신감을 외친다고 호응하지 않는다. 실제로 패배 후에 감독이 “괜찮아, 괜찮아. 쫄지 마!”라고 격려하자 오히려 화를 냈다는 선수 일화도 있다. 프로는 그저 으쌰으쌰 한다고 승리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무조건 잘 할 수 있다는 식으로 격려하는 건 오히려 힘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근거가 있을 때 자신감을 갖는다. 지금 하는 전략이 맞아떨어지고, 상대의 노림수를 정확히 예측하고, 나의 예상과 근거대로 게임이 흘러가면 자연스럽게 플레이에 자신감이 묻어난다. 그러면 더 과감한 시도를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소극적/수비적으로 플레이해도 조바심이 나지 않는다. 그 여유 속에서 슈퍼 플레이가 나오고 관중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즉, 프로가 되겠다면 냉철한 피드백은 기본이다. 무작정 ‘잘한다 잘한다’ 하는 것보다 날카로운 피드백을 받는 게 낫다. 그 피드백 속에 플레이에 관한 근거가 녹아 있고, 그 근거가 단단할수록 자신감은 커진다.

 

2) 기적은 없다는 마인드

 

 

정말 뼈를 때리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 역전’을 꿈꾼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 기적은 존재하지만, 그게 나한테 일어날 거라고 바라며 살다가는 정말 죽도 밥도 안 된다. 결국, 현재란 과거의 내가 쌓여서 만들어진다. 과거에 열심히 살지 않고 현재에 잘나가길 기대한다면 너무 양심 없는 거 아닐까? 아인슈타인이 남겼다는 명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 증세이다.”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3) 노력으로 위안 삼지 마세요

 

 

 

그냥 열심히 한다고 노력이 아니다. 제대로 열심히 해야 한다. 실제로 ‘1만 시간의 법칙’을 발견한 안데르스 에릭슨은 “무조건 1만 시간만 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가 강조한 것은 ‘의식적 노력’이다. 그냥 열심히 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성장할 수 있을지 필사적이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면서 해야 한다는 말이다.

 

1만 시간을 플레이해도 초보 등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재능이 떨어지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의식적 노력을 하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사실 게임은 즐기려고 하는 거니, 굳이 머리 아프게 창의적으로 노력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프로는 다르다. 프로가 되고 싶다면 정말 창의적으로 노력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성과를 내야 하고, 자원이 부족하다면 어디서 끌어올 수도 있어야 한다. 어쩌면 본인 실력을 키우는 것보다 적절한 자원을 끌어올 줄 아는 게 더 효과적인 창의력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어떤 분야에서든 프로가 되고 싶다면 절대 노력에 만족하지 말자. “내가 이만큼이나 고생했어.”라고 말해봤자 “수고했어요.”라는 말 이상의 무언가를 듣기는 어려울 것이다. (수고했다는 말이라도 들으면 다행이지…) 내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나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성장할 수 있다. 프로는 늘 그런 자세로 살아야 한다. 스스로 한계를 넘지 못하면 얼마 안 가 도태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절대 노력에 만족하지 말자. 성공의 열매는 그 이상에 있다.

 

참고 : 씨맥 강론 – 자신감, 노력, pgr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