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으로서 연차가 쌓일수록, 내가 마냥 부서에서 막내가 아님을 알게 될수록 ‘후임’에게 어떤 업무에 대한 권한을 잘 넘겨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다. 하지만 막상 실무를 맞닥뜨리다 보면 권한을 넘기기는커녕 ‘차라리 내가 하고 만다’며 한숨을 쉬고 일을 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는데 하나는 그 후임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며, 두 번째는 그 후임의 업무 스타일까지 파악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싫어서일 것이다. 그래도 후임이 완벽하게 업무에 적응할 때까지 선임의 입장으로서 후임의 결과물을 한번 짚고 넘어가 주는 것이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 해야 할 도리다.
위 사례는 주임이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의무를 저버렸기에 일어난 사고다. 사회복무요원에게 일을 맡긴 것까진 나쁘지 않았지만, 그 사람이 한 결과물을 책임자로서 점검해야 할 의무를 저버린 건 잘못한 일이다. 말 그대로 사회복무요원은 복무기간만 채우면 되는 위치에 있지만 주임은 정직원이기 때문이다. 단 한 번의 확인이라도 했다면 자신의 상사까지 불러나갈 일은 없었을 것이다. 만약 사회복무요원이 정리해 온 결과물이 별 탈 없이 넘어갔더라면 그것은 그 요원의 실력 또는 누군가가 클레임을 걸지 않은 ‘운’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살면서 행운을 기대하기보단 차라리 시시각각 다가올지 모르는 불운을 미리 막는 것이 더 확실한 대응 방법이다. 위 사례를 보면서 나 역시 한 번 더 점검하면 괜찮았을 일을 ‘이 정도면 됐지 뭐’하고 넘어간 적이 없었나 반성해본다.
<참고>
1) 공익한테 일 맡긴 담당자.jpg, 웃긴대학 (링크)
2) 썸네일 이미지 출처 : 회사 가기 싫어, KBS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