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있어서 좋다는 식으로 배웠는데, 크고 나서, 특히 군대에 가고 나서 사계절이 축복이 아닌 저주라는 걸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왜 단군 할아버지는 계절풍에 시달리는 곳에 자리를 잡으셔서 겨울에는 얼어 죽을 것 같고, 여름에는 쪄 죽을 것 같은 4계절을 만끽하게 하신 걸까? 게다가 대부분 산지라 평야도 적고, 심지어 지하자원도 별로 없고… (단군 : 아 좀 억울하네… 나 때는 만주랑 간도도 우리 땅이었거든? / 김유신 : 허허…)
그런데 그런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이 도리어 강점으로 작용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무기 분야다.
영하 30도 ~ 영상 40도에서 문제없이 작동해야 함.
미세먼지에 노출되어도 정상 작동해야 함.
고온다습한 장마철에도 견뎌야 함.
험지 주파 가능해야 함.
즉시 전력으로 실전 투입 가능해야 함.
이 모든 게 내수용 테스트 항목.
이처럼 엄격한 조건을 통과하여 현재 군인들이 사용하는 무기가 바로 K2 소총이다. 미사일이나 전투기 같은 최첨단 무기에 비하면 별것 아닌 것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소총도 기술력이 중요한 무기라고 한다. 일단 가장 최전선에서 쓰이는 무기이고, 그런 만큼 각종 험난한 조건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하며, 대량 생산이 필수라 개발 단계에서 제대로 하지 않으면 손해가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K2 소총은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 저렴하고 정비, 관리하기 편함(분해 재조립 쉬움)
– M16과 비슷한 구조여서 익숙함
– 연사력이 좋고 가벼워서 부무장으로 괜찮다.
– 집탄성은 조금 부족함.
– 그립은 평범함. 대신 개머리판은 썩 좋지 않으므로 개조 추천.
– 영점조절이 너무 단순해서 장단점이 있음
– 500~700달러 수준에서 구할 수 있는 상급의 돌격소총임
요약하자면 가성비 쩔고 고장 날 염려가 적어 주력 무기로 추천할 만한 돌격소총이라는 것. 나도 몇 년이 지났는지 모를 낡아빠진 K2 소총으로 훈련 때마다 400m 표적을 잘만 쏘아 넘겼던 기억이 생생하다. 가성비와 튼튼함은 확실히 보장하는 무기가 아닐까 한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군대는 개선할 점이 많은 조직이라고 생각하지만, 무기 분야, 특히 소총만큼은 훌륭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것도 좀 잘하면 안 되나…)
참고
1) 한국산 무기가 좋은 이유.jpg, pgr21
2) K2소총 평가하는 해외 유명 리뷰어.jpg, 루리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