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리석고 위험한 12가지 생각 (by 피터 린치)

피터 린치는 월스트리트 사상 최고의 펀드 매니저로 꼽힌다. 그의 위대함은 간단히 수익률로 드러난다. 1977년부터 1990년까지 23년간 마젤란 펀드를 운용하며 연평균 29.2%의 수익률을 올렸다. 누적 수익률은 2,700%였다. 즉, 당신이 마젤란 펀드에 천만 원을 넣었다면 13년 뒤 2억 7천만 원이 되었다는 말이다. 그는 이 뛰어난 실적만으로도 워렌 버핏에 버금가는 투자의 신으로 불리고 있다. 그런 그가 저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에서 반드시 버려야 할 12가지 생각을 거론했다. 주식 투자뿐만 아니라 인생에도 도움이 될 조언이라 생각하기에, 피터 린치의 글에 필자의 생각을 덧붙여 소개하고자 한다.

 

1) 내릴 만큼 내렸으니 더는 안 내려

 

 

영화 <작전>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가 있다. “바닥인 줄 알고 사는 놈들, 지하실 구경하게 될 겁니다.” 이말 그대로다. 주식에는 바닥이 없다. 더 내려가다가 아예 휴짓조각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가 ‘최악’을 예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예상을 믿어선 안 된다. 현실은 언제나 가혹하다. 최악보다 더 최악이 올 수도 있다. 이걸 인정하는 것이 위기를 대비하는 시작이다.

 

2) 바닥에서 잡을 수 있다

 

아무도 어디가 바닥인지 모르는데, 바닥에서 어떻게 잡을 수 있겠는가. 떨어지는 주식을 바닥에서 잡으려는 시도는 떨어지는 칼을 잡으려는 것과 마찬가지다. 칼이 땅에 꽂혀 잠시 부르르 떨다가 멈춘 다음에 잡는 편이 낫다. 미련을 갖고 조급하게 굴면 될 것도 안 된다. 침착하게 주시하고 있으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 애매할 때 뛰어들기보다 확실한 기회를 기다리는 게 낫다.

 

3) 오를만큼 올랐으니 더는 안 올라

 

 

주식에는 바닥도 없지만, 천장도 없다. 오를 만큼 오른다는 것은 없다. 기업이 이익을 보고 전망이 좋다면 주가는 계속 오른다. 이는 당신 인생도 마찬가지다. 당신의 가능성에는 한계가 없다.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해도 더 할 수 있다. 스스로 한계 짓지 마라. 당신의 인생에도 천장은 없다.

 

4) 헐값인데 얼마나 손해 보겠어?

 

비싼 주식이든 헐값 주식이든 주가가 떨어지거나 휴짓조각이 되면 손해 보는 건 똑같다. 주가가 내려가면 이득을 보는 공매도자들은 주가가 최고가에 이르렀을 때 공매도를 시도하지 않는다. 반대로 바닥 근처일 때 공매도를 시도한다. 회사가 분명하게 실패하여 파산하는 순간을 노리는 것이다. 이때 공매도자들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게 ‘얼마나 손해 보겠어?’라고 말하며 헐값에 주식을 사는 사람들이다. 2002년 신용카드 대란 때 목돈을 끌어 쓰다 파산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단순 과소비나 자잘한 현금 서비스가 누적되어 파산에 이른 사람이 많았다. ‘겨우 몇 푼에 무슨 일이 있겠어?’라는 생각이 부른 참사였다. 가랑비에 옷 젖는 법이다. 헐값도 손해는 손해다.

 

5) 주가는 반드시 회복한다

 

파산하거나, 헐값이 인수당하거나,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는 기업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댈 수도 없다. 인생은 파도라고 한다. 내려갈 때가 있으면 오를 때가 있다. 하지만 쉽게 오르는 일은 거의 없다. 특히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기는 더욱더 힘들다. 재기에 성공한 사람들이 얼마나 절치부심했는지 꼭 기억하기 바란다.

 

6)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1번과 비슷한 말이다. 어떤 산업은 아예 회복하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동도 못 트고 아예 칠흑이 되어 버린다. 최악의 상황에서 절대 ‘지금이 최악’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바닥 밑에는 항상 지하실이 있다. 지하실 밑에는 또 지하실이 있다. 한 지하 200층쯤 있다고 생각하는 게 낫다.

 

7) 10달러까지 반등하면 팔아야지

 

한번 짓밟힌 주식은 당신이 마음먹은 가격대로 회복하는 법이 없다. 9.75달러에 팔면 될 걸 몇 푼 더 이득 보자고 기다리다가 4달러로 떨어지고, 1달러로 곤두박질칠 수도 있다. 회복은 거저 오는 게 아니다. 매출이 오르고 순이익이 나는 등 근거가 있어야 주가가 회복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한동안 나빴으니 앞으로 좋아질 거라는 기대는 금물이다. 앞으로 좋아지려면 빡세게 노력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자.

 

8) 걱정 없어, 공익사업주(ex. 한전)는 안정적이야

 

세상에 안전한 주식은 없다. 어느 기업의 주식이나 상황과 전망이 변한다. 신경 끄고 살아야 하는 주식은 없다. (신경 끄고 살고 싶으면 인덱스 펀드를 사자) 우리나라 한전이 대표적이다. 공기업이고 절대 망하지 않는 회사지만, 내실이 나빠져 주가가 몇 년 째 추락 중이다.

 

9)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꼭 내가 팔고 나면 주가가 오른다… 회사에 문제가 없고, 투자를 결정하게 만든 회사의 ‘이야기’가 변하지 않았다면 주식을 보유해라. 피터 린치는 보통 보유한 지 3~4년인 기업에서 이득을 보았다. 좋은 기업은 인내심에 반드시 보답한다. 성공도 마찬가지다. 인내심을 가져야 성공으로 보답받는다. (이 말은 성공만 바라보며 무조건 매달리라는 말이 아니다. 인내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라는 말이다)

 

10) 사지 않아서 엄청 손해 봤네

 

안 사서 손해를 봤다고? 하지만 당신 계좌의 금액은 줄어들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이익까지 손해로 여기면 열불 터져서 주식 못 한다. 그러다 조급함에 질 나쁜 주식에 손을 대게 된다. 자신의 계좌를 남과 비교하지 마라. 자신의 삶을 남과 비교하지 마라. 비참하거나 교만해질 뿐이다. 적더라도 수익이 났다면 돈을 번 것이다.

 

11) 꿩 대신 닭이라도 잡아라

 

‘제2의’ 수식어가 붙은 기업이 성공하는 일은 별로 없다. 당연히 주식으로도 이득을 못 본다. 1등에 투자해라.

 

12) 주가가 올랐으니 내가 맞고, 주가가 내렸으니 내가 틀리다

 

사람들은 주가가 오르면 자신의 지혜가 입증된 것처럼 기뻐한다. 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단지 운이 좋았을 수도 있다. 주식도 인생도 전형적인 복잡계다. 운의 영향이 크다. 그러니 한 번의 성공에 우쭐하지도 말고, 한 번의 실패에 좌절할 필요도 없다.

 

참고 : 책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