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에 걸쳐서 이웃에 복수(?)한 할머니

성공을 이루는 2개의 바퀴가 있다. 하나는 ‘제대로’. 그리고 또 하나는 ‘꾸준함’이다. 둘 중에서 더 어려운 것을 꼽으라면 나는 ‘꾸준함’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는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제대로 하려면 공부를 해야 하는데 요즘처럼 관련 지식을 구하기 좋은 시대가 없었다. 인터넷에는 정보가 넘쳐나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도서실도 많다. 게다가 ‘제대로’는 타인에게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적절한 조언이나 인생 멘토를 만나면 그만큼 인생이 수월해진다. 하지만 꾸준함은 오롯이 혼자 해내야 한다. 시대가 바뀐다고 꾸준함이 수월해지는 것도 아니고, 타인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다. 환경 설정을 제대로 하면 도움이 되긴 하지만, 그 환경을 설정하는 것도 결국은 자신의 몫이다. 그래서 나는 수십 년간 꾸준한 사람을 보면 경외감을 느끼곤 한다.

 

 

그런데 오늘 한 기사에서 의외의 꾸준함을 보게 되었다. 주인공은 영국 솔즈베리 힐에 사는 발레리 비비안이라는 할머니다. 그녀는 장장 20년에 걸쳐 복수를 성공시켰는데, 그녀가 복수한 방법은 바로 나무를 심는 것이었다. 응? 어떻게 나무 심기로 복수를 한 걸까? 사연은 이렇다. 20년 전, 비비안 씨는 자신이 살던 집을 헐고 그 땅에 4층짜리 집을 새로 지으려 했다. 그런데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말았다. 비비안 씨의 새집이 마을 조망을 해친다며 반대한 것이다. “아니 내 땅에 내가 집 짓겠다는데!”라고 항변해도 소용없었다. 땅은 비비안 씨의 것이지만, 풍경까지 소유한 것은 아니기에, 주민의 동의 없이 집을 지을 수 없었다. 6번에 걸친 신청은 모두 거절당했고, 비비안 씨는 새집 짓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대신 그녀는 그 땅에 작은 묘목을 심기 시작했다.

 

 

마을 주민들은 그녀의 행동에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저 나무를, 그것도 작은 묘목을 심는 것에 불과했으니까. 하지만 주민들은 알지 못했다. 비비안 씨가 심은 나무는 쑥쑥 자라기로 유명한 침엽수였다는 사실을… 그리고 20년이 지났을 때, 주민들이 지켜냈던 풍경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비비안 씨가 심은 침엽수림이 시야를 완전히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마을 공기는 맑아질 듯하다 ㅋㅋ)

 

 

이 할머니의 복수가 타당한지 아닌지는 내가 판단할 수 없다. (아마 영국 법원이 판단해주겠지) 다만 그녀가 보여준 꾸준함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정말 사실이었다. 20년 만에 비비안 할머니는 마을의 풍경을 바꾸어버렸으니까. 할머니의 침엽수림이 마을 주민들에게는 그저 갑갑한 풍경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시간의 무서움, 꾸준함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이 숲을 만들 정도의 힘이었다.

 

 

처음에 꾸준함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신 꾸준함은 무엇보다 강력하다. 설령 방향이 잘못되었더라도, 꾸준함만 있다면 뭐라도 해낸다. 때로는 그렇게 엇나간 방향에서 예상치 못한 성과를 거두기도 한다. 그러니 성공하고 싶다면 꾸준함을 갖추자. 단순히 의지와 열정만 불태우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꾸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렇게 꾸준한 자신에게 적절한 보상도 주어야 한다. 그래서 10년, 20년 계속해나가다 보면 반드시 이뤄낼 것이다. 영국의 한 할머니는 20년 만에 숲을 만들었다. 당신의 20년은 그보다 더 울창한 무언가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참고
1) 이웃들한테 ‘복수’하려고 20년 동안 ‘나무 울타리’ 심은 할머니, THE EPOCH TIMES
2) Pensioner, 70, in court accused of tearing up neighbours’ grass and planting 50ft bushes to block their view in row over gravel path, The 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