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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 카스텔라 혹은 대만식 카스텔라는 2016년 하반기쯤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해 관련 점포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맛, 양, 가격이 적절한 수준을 이루고 있어 순식간에 국민 간식으로 떠오를 수 있었다. 줄 서서 사가는 풍경이 나올 정도.

 

하지만 2017년에 ‘먹거리 X파일’이라는 방송에서 ‘버터 대신 식용유를 써서 만든다’라는 고발이 나왔다. 원래 대만식 카스텔라는 식용유를 써서 만들기 때문에 악의적인 방송 보도였지만, 그 여파는 굉장했고 대왕 카스텔라 업체들이 순식간에 폐업 위기에 처했다. 여기에 조류독감 유행까지 번지면서 주재료인 계란값이 치솟으며 대왕 카스텔라는 자연스럽게 사양 산업이 되었다. 당시 사회적 여파는 영화 <기생충>의 소재로 등장하기도 했다. 주인공 가족이 몰락한 이유가 바로 대왕 카스텔라 사업이었다. 지금은 한때의 열풍이 무색할 정도로 찾아보기가 힘든 음식이 되었다.

 

 

말 그대로 커피 빵. 생지에 커피 크림을 토핑하여 오븐에 구운 빵이다. 커피와도 잘 어울리고, 우유랑 먹어도 맛있다. (넌 빵이면 다 맛있잖아) 한국에서는 말레이시아 제과 브랜드 ‘로티보이’가 모카번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당시 로티보이는 커피번의 열풍으로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해외 본사와 계약이 해지되고 한국 총판이 부도 처리되면서 로티보이는 한국에서 자취를 감췄고 더불어 커피번의 인기도 사그라들었다. 지금은 다양한 제과점에서 커피번을 내놓고 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먹어보면 맛있긴 한데, 그렇게까지 열풍이 불어야 했나 싶다. 사실 급 유행 먹거리가 다 그렇지 뭐…)

 

 

비주얼부터 압도적인 벌집 아이스크림. 하지만 ‘먹거리 X파일’에서 (또 너냐?) 벌집의 재료에 양초 성분인 ‘파라핀’이 들어간다고 방송하면서 논란이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사용하는 파라핀은 양초에 들어가는 파라핀이 아니라 종이컵이나 캡슐 약에서 사용하는 식용 파라핀이었다. 애초에 벌집 아이스크림 이전에 이미 양봉 업계에서 양봉 초기에 꿀벌이 들어갈 장소를 식용 파라핀으로 만들어 주는 등, 원래부터 사용하던 방식이었던 것. 하지만 파라핀 논란 이후 벌집 아이스크림은 급격히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이런 게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본래 슈니발렌은 독일 로텐부르크옵데어타우버(동네 이름 진짜 길다)의 명물 과자였다. 명칭인 슈니발렌을 영어로 치면 ‘snowball’, 우리말로 눈덩이다. 지역 특산물이라서 독일인 중에서도 이 과자를 아는 사람은 몇 안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 과자가 한국에 진출하며 인기를 얻었다. ‘망치로 부숴 먹는 과자’라며 유행을 탔는데, 원래 의미에서 보다시피 독일 슈니발렌은 손으로 힘을 주면 으스러지는 강도라고 한다. 한국의 슈니발렌이 유독 딱딱한 것. 신기함을 바탕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너무 달고 먹기도 힘들고 가격도 괴랄맞아서 (개당 3,500원짜리 과자…) 결국 빠른 속도로 사라져버렸다.

 

 

등갈비에 치즈를 녹여 찍어 먹는 음식. (혈관 : 차라리 날 죽여라) 먹어보면 알겠지만, 일단 맛있기가 힘들고 (손맛을 많이 타서 못 만드는 집은 맵고 짜기만 함) 값에 비해 양도 적어서 오래 못 갈 줄 알았다. 결국 오래 못 갔다. 원조 업체도 문을 닫았다고 하더라. 그래도 종종 생각나는 음식이긴 하다.

이런 반짝 유행 음식을 보면 다음 3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1) 베스트셀러보다 스테디셀러가 낫다. 특히 먹거리는 더 그렇다. 솔직히 위에 등장한 음식 중 못 먹을 음식은 없다. 한 번쯤은 꼭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것도 있다. 하지만 그 가격에 또 먹어볼 만한 건 대왕 카스텔라 정도랄까? 그러니 너도 나도 ‘한 번 먹어보자’ 하던 반짝 시즌에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스테디셀러가 되지 못하면 폭삭 망할 수밖에 없다. (기택이 아부지 ㅠㅠ) 그렇다고 모든 아이템이 반짝하고 사라지는 건 아니다. 눈꽃빙수, 쌀떡핫도그 같은 먹거리는 지금도 잘 팔리고 있다. (이런 건 확실히 가성비 면에서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든다)

 

2) 먹거리는 안티프레질하기 힘들다. 솔직히 대왕 카스텔라 정도면 열풍은 몰라도 국민 간식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만 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과자나 빵 가격이 괴랄맞은 곳에선 더 그렇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루머와 조류 독감이라는 위기를 맞으며 사라져버렸다. 메르스나 코로나처럼 대유행병에도 취약하다. 먹거리 사업에 뛰어들 때는 이러한 리스크를 어떻게 분산하고 극복할 수 있을지 미리 계획을 세워둬야 할 것이다.

 

3) 진입장벽이 낮은 것은 장점이 아니다. 뛰어들기 쉬운 업종은 곧 경쟁이 치열한 업종이라는 말이다. 초기에 들어가면 돈을 벌지도 모르지만, 후발 주자가 생기면 가격 경쟁이 시작되고 마진이 쥐꼬리로 변한다. 그러다 대기업 프렌차이즈라도 시작되면 경쟁력에서 상대가 안 된다. 최고가 아니라 유일함으로 승부 보는 게 낫다.

 

참고 : 반짝 유행했다가 급 사라진 음식, 뽐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