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목적지에 도착했고, 한 아이가 뛰어와서 품 안에 안겼다. 그곳에 있던 사람들의 박수가 쏟아졌고, 그는 25kg의 군장을 하고 발은 상처 투성이었다. 무려 38일에 걸쳐서 1,127km를 맨발로 영국 땅 끝지역인 란즈엔드에서 에든버러까지 행군한 남자. 그에겐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영국에 사는 크리스 브래니건은 육군 소령이다. 그에겐 소중한 8살 딸아이가 있다. 딸 히스티는 코넬리아디란지증후군(CdLS)이란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 아빠인 크리스는 딸의 치료 연구비를 모금하기 위해 행군에 나섰다. 코넬리아디란지증후군은 성장 지연, 골격과 행동 장애, 불안 증상 등이 나타나는 희귀성 질환이다. 현재 이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고 있다. 브래니건은 이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딸의 이름을 딴 ‘Hope for Hasti’ 자선 단체를 만들었다. 딸뿐만 아니라 이 질환으로 힘든 아이들을 위해 치료법과 연구 개발비를 모금하기 위해 나섰다.
브래니건은 25kg의 군장을 메고 행군에 나섰다. 그는 평소 훈련을 자주 하는 군인이었지만, 이번 도전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도전이었다고 말한다. 브래니건의 동료들도 행군에 함께했고 때론 시민들도 그를 지지하기 위해 맨발로 일정 구간 같이 걷기도 했다. 발이 찢어지고 갈라졌지만 그는 목적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38일 만에 영국 땅끝인 에든버러에 도착한 대장정을 끝냈다. 이번 행군 때 목표 모금 금액이었던 40만 파운드(한화 약 6억 2천만 원)을 초과 달성한 52만 파운드(한화 약 8억 1천만 원)가 모였다.
“저는 하스티가 달려와 품에 안겼던 순간을 잊지 못해요.
정말 그 순간은 놀라웠어요. 그 동안 행군으로 겪었던 고통과 불편함 모두가 가치있게 되었어요. “
어떤 자신의 신념을 전하기 위해서는 행동만큼 가치 있는 게 또 있을까? 그가 보여준 행동에는 확고한 신념과 의지가 담겨 있었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브래니건이 딸과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희생과 용기 그리고 그의 또 다른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참고 <hope for has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