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람 중에는 ‘천재다’라는 말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왜냐고? 자신의 노력이 폄하 당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란다. 아마 박지성도 그렇지 않을까? 박지성 정도로 성공한 사람이면 ‘노력파세요? 재능파세요?’라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노력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은 반드시 노력했기 때문이다. 그저 밖으로 보이지 않았을 뿐. 안 보이는 곳에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뛰었을 것이다.
박지성은 자서전에서 유년 시절을 두고 ‘눈에 띄지 않는 선수’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팀은 물론 대학팀에서도 불러주지 않다가 겨우 명지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 이후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한 뒤, 당시에는 우리보다도 수준이 뒤처졌다고 평가받던 J리그 교토 퍼플상가에 입단하게 된다. (교토 퍼플상가는 그런 J리그에서도 2부리그였다가 박지성의 활약으로 1부에 승격되었다)
그런 박지성의 진면목을 알아본 사람이 바로 히딩크 감독이었다. 2002년 1월 미국에서 열린 북중미 골드컵 당시, 박지성은 왼쪽 다리에 부상을 입어 시합에 나가지 못했다.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들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날려버릴 수밖에 없었던 것. 그때 탈의실에 혼자 남아 있던 박지성에게 히딩크 감독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박지성 선수는 정신력이 훌륭합니다. 그런 정신력이면 반드시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박지성은 이 말을 듣고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한다. 다른 무엇이 아니라 정신력을 알아봐 주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정신력 하나로 선수 생활을 버텨냈다고 한다. 그렇게 살아 온 십수 년을 인정해주는 말이었으니 가슴이 안 뛸 수가 있을까?
누구나 소질은 있다. 더 빨리 배우는 사람도 있고, 쉽게 일정 영역에 도달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노력하지도 않고 최고 수준에 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노력했는데도 일정 수준에 오르지 못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재능이 없으면 안 된다는 식으로 말하면, 정말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다.
우리가 성공 앞에서 재능을 찾는 것은 어쩌면 핑곗거리를 찾기 위함일지도 모른다.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지 않은 자신을 숨기기 위함일지도 모른다. ‘당신은 노력파입니다’ 나는 이 말에 가슴이 두근거리며 감격할 정도로 노력하며 살아왔을까? 어쩌면 성공은 천재라는 말보다 노력파라는 말에 감동할 수 있을 때 이루어지는 일일지도 모른다.
참고 : 박지성에게 직접 노력빨인지 재능빨인지 물어보았습니다, 슛포러브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