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의 갈등은 끝이 없다. 그러나, 누군가는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것 같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아빠에게 ‘꼬꼬’라는 별명을 지어주었고 그 뒤로 달라졌다는 아빠의 태도가 화제가 되고 있다.
글쓴이의 슬기로움이 느껴지는 일화인 것 같다. 아빠에게 별명을 붙여주는 건 아빠에게 또 다른 정체성을 심어주는 것과 같다. 아빠가 ‘꼬꼬’에 맞는 행동을 한 뒤부터 가족 간의 갈등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초집중>에 따르면 실제로 한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정체성’을 부여하면 그 활동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예를 들어, ‘오늘부터 채식을 할꺼야’라기 보다는 ‘나는 채식주의자야.’라고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할 때 그 행동을 꾸준히 할 확률이 높아진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정체성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를 활용해서 나는 최근에 달리기를 꾸준히 하고 있는데, 달리는 걸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원래 하던 운동이 있어서 매일 나가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나에게 ‘나는 달리는 무라카미 하루키야.’라는 정체성을 씌어주었다. 하루키는 매일 달리기와 수영을 하는 걸로 유명하고, 달리기가 자신의 창작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말한다. 나 또한 글을 쓰는 일 그리고 크리에이티브를 만들고 있어서, 달리기가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고 인지하면서 정체성을 확립했다. 그 덕분에 달리기를 매일 나갈 수 있었고 달리기에 점점 재미를 붙이고 있다. (실제로 유산소 운동은 뇌 내에서 태어나는 해마 뉴런의 수는 유산소 운동을 통해 비약적으로 증가하며, 학습과 기억 능력을 좋게 만든다.) 어떤 행동을 변화하고 싶다면 먼저 그에 맞는 ‘정체성’을 갖춰보는 건 어떨까? 스스로의 정체성을 만드는 인지 활동으로 더 나은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참고 <아빠한테 별명 지어줬는데 아빠 성격 엄청 순해짐>, 더쿠 / 참고 <초집중>, 니르 이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