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충전에 유독 민감한 사람이 있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불안해지고, 외출하기 전에는 항상 100% 충전시켜야 하며, 충전기와 보조배터리도 꼭 챙겨야 한다. 이것도 일종의 강박증으로 볼 수 있을까? 만약 이런 행동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라면 의심해볼 만 하다. 타인이 보기에 비정상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같은 행동을 반복하거나 특정한 생각에 집착한다면 꼭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아마 대부분은 그 정도로 심각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충전 때문에 신경 쓰이고 불안해지는 것도 분명 사실이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휴대폰은 우리 생활을 더 편리하게 도와주는 도구일 뿐이다. 그런데 그 편리함이 너무도 강력하다 보니 휴대폰에 의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휴대폰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몸이 되었다. 그런 상황이 충전에 관한 강박증을 불러왔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 상황을 두고 단순히 ‘신경 끄세요’라고 말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는 이제 20년도 더 된 옛말이 되었다. 요즘 같은 언택트 시대에 휴대폰이 먹통이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업무 마비, 계약 파기, 폭풍 시말서…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는 정말 휴대폰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 오히려 이런 상황을 똑바로 인지하는 게 낫다. 어설프게 디지털 디톡스를 부르짖다가 불안만 커지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럼 휴대폰과 공존하면서 불안감을 물리치는 방법은 없을까? 다음 3가지 방법을 추천한다.
1) 유비무환
불안에 시달리느니 평소에 잘 준비하자. 배터리 방전은 이제 걱정을 넘어 개인 차원의 재난에 가까운 일이다. 그렇게 위험한 일이라면 미리미리 대비하면 된다. 일단 보조배터리부터 구매하자. 휴대폰 사용량을 생각하면 불필요할 수도 있지만, 쓸데없는 불안에 시달리느니 3만 원 정도 투자하는 게 훨씬 이득이다. (불안이 심해져서 상담받으면 그 비용이…) 또한 자기 전에 의식적으로 충전하는 습관을 기르자. 그런데 이 습관은 미리 준비한다는 점 이외의 굉장한 장점을 제공하기도 한다.
2) 취침 전 사용 금지
우리는 거의 하루 종일 휴대폰을 들고 다닌다. 그중 가장 해를 끼치는 시간을 고르라면, 자기 전이라고 말하고 싶다. 자기 전에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은 불면증을 초래하고 건강한 수면을 방해한다고 한다. 블루라이트 필터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잠자기 전에 신경을 뺏기고, 각성시키는 게 더 큰 문제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자기 전에 휴대폰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 가정에 휴대폰 전용 충전 장소를 정하고 자기 전에 그곳에 휴대폰을 두도록 하자. 아침에 휴대폰도 내 몸도 100% 완충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3) 사용 금지 시간 만들기
2번 방법을 좀 더 확장해서 의도적으로 사용 금지 시간을 만드는 것도 좋다. 휴대폰에 많은 시간을 뺏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막상 손에 달고 살다 보니 시간을 뺏기지 않겠다고 다짐해도 그 약속을 지키기가 영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아예 일삼아서 사용 안 한다. 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만큼은 휴대폰 없는 활동을 한다. 그림 그리기, 책 보기, 글쓰기 (크~ 고상해) 같은 취미 활동을 하면 된다. 더불어 쓰지 않는 휴대폰은 고이 충전시켜놓으면 된다. (만-족)
처음에는 생각보다 불편하고 불안하다. 휴대폰이 없다는 데서 오는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써야 하는 데 못 쓰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잠시 눈앞에서 치워두는 것뿐이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된다. 그 시간 동안 자기계발할 수 있다는 건 덤이다. 요즘 같은 휴대폰 필수 시대에 가장 적절한 디지털 디톡스 방법이 아닐까 한다.
참고
1) 휴대폰 충전 강박증 있는 사람들 특징, 인벤
2) 나 진짜 핸드폰 배터리 강박증 있다, 인스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