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자는 휴가를 6일 더 준다는 기업

 

한 기업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직원에게 휴가를 6일씩 더 주기로 했다. 일본에 있는 이 회사는 초고층 빌딩 29층에 위치하고 있어 담배를 피우려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의 흡연실까지 내려가야만 했다. 그 시간 동안 흡연자들이 일을 쉴 때 비흡연자들은 계속 일하기 때문에 휴가를 더 주는 게 맞다는 논리다. 흡연자들의 반발도 심하지 않아서 “담배를 피우며 대화하는 장점도 있기 때문에, 흡연을 무조건 막기보다 비흡연자에게 적절한 혜택을 주는 휴가 제도는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개인적으로 매우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공평한 업무 시간을 이루어낼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금연을 유도해서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1석2조 효과가 있다. 게다가 방법도 영리하다. 담배를 피웠다고 휴가를 줄였다면 반발이 심했을 텐데,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반발을 최소화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제도를 도입했다는 이야기가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적이 있다. 비흡연자들에게 30분의 휴식 시간을 추가로 제공한 것. 몰아서 휴가로 주느냐, 휴식 시간으로 제공하느냐의 차이일 뿐 일본 사례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근무 시간 동안 직원들이 일에 몰입하기를 바란다. 특히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업무 몰입이 더욱 중요해졌다. 어떤 회사는 집중 근무 시간을 정해, 그 시간 동안은 흡연실을 폐쇄하기도 한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흡연자들은 담배 태우기가 눈치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통계적으로 따져보면 눈치가 보일만 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흡연에 쓰는 시간이 무려 41분이라고 한다. 한 대 피우는 데 7~8분 정도 걸리니 5번만 왔다갔다하면 저 정도 시간이 소모되는 게 당연하다. 여기에 건강 악화에 따른 지출까지 고려하면 흡연이 미치는 생산성 손실은 생각보다 더 클 수도 있다.

 

따지고 보면 매우 큰 업무 시간 손실이지만, 그동안 별로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그 원인이 불필요한 야근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퇴근이 늦어지고, 할 일이 없어도 늦게까지 자리를 지켜야 하니, 업무 시간에 몰입해서 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었고, 법적으로 그 이상 일을 시킬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업무 생산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자연스럽게 흡연으로 인한 생산성 손실도 따질 수밖에 없다. 나는 이런 변화가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일할 때는 빡세게 일하고 쉴 때는 편하게 쉬는 게 회사도 직원에게도 모두 이득이 아닐까?

 

참고
1) “담배 피우는 시간 대신…비흡연자 휴가 6일 더!”, SBS뉴스
2) 비흡연자에게 업무중 휴식시간을 30분 내줌, 에펨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