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이라고 소문나자… 전국에서 버리러 왔다

현재는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정규 교육 과정에 꼭 포함했으면 하는 게 있다. 예를 들면 노동법이라든가, 세금 관련 법 같은 게 그렇다. 졸업하면 대부분 직장인이 되고, 세금도 내야 할 텐데 이에 관하여 학교에서 가르쳐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맥락에서 또 하나 가르쳤으면 하는 과목이 있다. 바로 반려동물이다. 반려동물 인구는 계속 증가해서 현재 5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한다. 하지만 반려동물에 관한 교육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은 참담한 비극을 부를 수도 있다.

 

 

전북 군산 유기동물보호소는 버려진 강아지, 고양이들의 천국이라 불렸다. 이유는 안락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유기된 반려동물은 10일간 보호한 뒤 안락사를 시키게 되어 있다. 그래서 동물보호소에서는 많은 동물을 안락사시킨다. 동물이 좋아서 수의사가 되었다가 보호소에 취직했는데, 동물들을 저세상으로 보내는 일을 하게 되어 비참한 심정이라고 토로하는 수의사분들이 많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락사를 시키지 않는 동물보호소가 천국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까지 안락사를 시키지 않았던 군산 유기동물보호소가 최근 안락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유는 너무 많은 동물이 버려졌기 때문이다. 안락사 없는 보호소로 유명해지자 전국에서 군산으로 반려동물을 버리러 왔다. 보통 1년에 400마리 정도 구조했었는데, 재작년에는 1,200마리, 작년에는 1,700마리까지 구조 동물이 늘어났다.

 

 

전국에서 매일매일 전화가 왔다. “거기가 지상낙원이라는데 버려도 되느냐”고 물어서 안 된다고 했더니, 몰래 와서 버리고 가는 사람도 있고, 강아지를 구조했다며 신고가 와서 가보니 본인들이 키우던 아이들을 버리려는 거짓 신고였던 적도 있다.

 

 

이렇게 버려지는 동물이 많아지자 결국 보호수는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좁은 공간에 많은 동물을 수용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높아졌다. 서로 싸우는 경우도 많고 직원들까지 물리는 일도 벌어졌다. 질병 관리가 안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안락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동물보호소 소장은 “많은 분이 피땀으로 일군 이곳을 당신들이 다 짓밟았다”라고 하소연했다.

 

 

솔직히 나는 이해가 가질 않는다. 생명은 장난감이 아니다. 생명에는 책임이 있다. 어떻게 살아있는 아이들을 아무렇지 않게 버릴 수가 있단 말인가. 결국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면 철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 가르쳐야 한다. 마냥 예쁘다는 이유로 데려와서 산책도 안 시키고, 밥도 제대로 못 줘서 불행한 삶을 사는 반려동물이 정말 많다. 이런 비극을 막으려면 최소한의 지식이 있어야 한다. 알아야 막을 수 있다. (더불어 반려동물을 너무 아끼느라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사람들에게도 교육이 필요하다. 가끔 애정을 핑계로 민폐를 끼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도 공부가 필요하다)

 

내 지인은 ‘밍키’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기르고 있다. 원래는 반려동물을 기를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지인의 가족이 주변 사람에게 덜컥 강아지를 받아서 집에 데려왔다고 한다. 강아지 키우는 게 쉬운 일인 줄 아느냐! 사룟값에 병원비에 돈도 많이 들어간다. 이런 이유를 들어 강아지를 돌려주려고 했지만, 주인이 잠적해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보호소에 맡기려고 했다가 내가 해준 한 마디 때문에 키우게 되었다. “보호소에서 10일 동안 새 주인 못 찾으면 안락사 시켜! 보호소 보내면 걔 죽어.”

 

그래서 결국 키우게 되었다. 시작은 그렇게 억지로였지만, 지금은 가족들 사이에서 복덩어리 취급을 받는다.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고 한다. 밍키를 키우면서 지인이 자주 하던 말이 있다. “전 주인이 애를 너무 막 키웠어. 먹으면 안 되는 것도 주고, 치아 관리도 안 해서 애가 이빨이 1/3이나 빠졌어. 진짜 강아지 키우려면 공부 많이 해야 해.”

 

앞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그에 따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반려동물 교육은 필수가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생명에는 책임이 있다. 책임을 다하려면 공부는 필수다. 부디 반려동물에 관한 교육이 이뤄지고 그로 인해 인식의 변화가 생기길 바란다. 더는 버려지는 동물이 없었으면 한다.

 

덧. 그렇게 밍키는 내 덕분에 목숨을 건졌지만, 나만 보면 꿔다놓은 보릿자루 취급한다. 불러도 오지도 않는다. 심지어 이름도 내가 지어줬는데… 흨…ㅜㅜ 마무리로 엄청 귀여운 밍키 사진을 드리겠습니다.

 

 

참고 : ‘유기동물 천국’ 소문나자…전국에서 버리러 왔다, 머니투데이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