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 아버지의 눈물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 중의 하나가 자신이 하는 일을 인정받지 못할 때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랑하는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슬프다 못해 암담한 심정이 들 것 같다. 다음은 그런 심경을 토로하는 어느 아버지의 이야기다. 읽는 내내 마음이 아려왔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원론적인 이야기까지 할 필요도 없다. 나는 왜 사람들이 건설 노동자를 천시하는지 그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왜냐면 절대 못 버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 잡무를 하는 사람이라면 벌이가 많지 않다. 사실 당연한 일이다. 아무런 기술도 없는데 대우해주는 분야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솔직히 이런 경우는 건설 노동자라기보다는 아르바이트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대로 배워서 숙련공이 되면 버는 액수가 적지 않다. 윗글에 등장하는 분은 ‘타일 시공’을 했다고 하시는데, 타일공은 건설 현장에서 고급 인력으로 통한다. 당연히 하는 일에 상당한 숙련도가 필요하고, 그만큼 일당도 많다. 막노동꾼이 아니라 대우받아야 할 기술자인 셈이다.

 

글쓴이의 말대로 건설 노동자가 없으면 건물은 누가 지을까? 그들은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입고 있는 옷이 지저분하다고 천시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다. 화가도 작업복은 더럽지 않은가? 어찌 보면 건설 숙련공은 건물이라는 예술을 완성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전혀 천대받을 이유가 없다. 북미나 유럽에서는 건설 노동자가 집수리와 리모델링에 관하여 책도 쓰고 강연도 한다고 한다. 사실 우리나라에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려운 것 같다. (그나마 요즘에는 유튜브로 시공 고수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모든 직업이 다 소중하지만, 부디 건설 노동자를 향한 천시가 꼭 사라졌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30세 이하 중 건설 노동자 비율이 3~4%밖에 안 된다고 한다. 사회 분위기가 직업을 천시하니 젊은이들이 찾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건설 노동자가 없으면 건물은 누가 짓고, 인테리어는 누가 할까? 일이 육체적으로 힘들기는 하지만, 기피해야 할 정도로 나쁜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멀쩡한 직업을 사회적 인식이 기피 직업으로 만들고 있다. 부디 이런 인식이 빨리 바뀔 수 있기를 바란다. 언젠가는 “우리 아빠 건설 노동자인데! 저 아파트도 우리 아빠가 지었어!”라고 아이들이 자랑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참고 : 딸을 둔 노가다 아재, 이토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