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람 90%가 모르는 과일

한 게시물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울 사람 90%가 모르는 과일” 평소에 상식에 자신이 있었기에, ‘헹! 내가 모를 줄 알고?’ 하는 생각으로 클릭해봤는데 첫 사진부터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사과라고 하기에는 크기가 작고, 대추라고 하기에는 너무 커 보였다. 궁금증에 스크롤을 쭉쭉 내렸는데, 마침내 드러난 실체는 진짜 충격이었다.

 

 

 

 

호두라니? (아니 형이 거기서 왜 나와?) 대충 견과류가 과일이라는 건 알고 있어서 호두가 과일인 줄은 알았지만, 저렇게 과육을 겉껍질로 두르고 있을 줄은 몰랐다. 기껏해야 도토리나 밤하고 비슷할 줄 알았는데 완전 딴판이었다. 개인적으로 글쓴이가 사람들을 너무 과대평가한 게 아닌가 싶다. 이 정도면 서울 사람이 아니라 시골 사람도 못 맞출 것 같은데 말이다. 댓글에서도 원래 알고 있었다는 사람은 호두국이라 불리는 천안 출신뿐이었다. (그마저도 30년 천안 사람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걸 보면 내가 아는 지식이 세상의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세상은 정말 모르는 것 천지다. 절로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책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을 보면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젊은 시절 벌목꾼들과 지냈던 일화가 나온다. 당시의 벌목꾼들은 교육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한 하층민들이었다. 하지만 루스벨트는 그들과 지내면서 조금도 잘난 척하지 않고 그들과 하나가 되었다. 왜냐하면, 루스벨트가 벌목꾼들의 지식 앞에서 겸손했기 때문이다. “십중팔구 벌목꾼들은 자기 이름도 쓰지 못했겠지만, 숲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었다. 또 그들은 개척자가 겪어야 하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잘 알았다.” 이처럼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든 지식을 존중하는 자세 덕분에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사회는 더 많은 정보가 생성될 것이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은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해서 박사가 되고 교수가 되어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니면 잘 모를 수밖에 없다. 하물며 박사도 이럴진대 어줍잖게 인터넷이나 교양서를 읽어본 것으로 아는 체하면 호되게 당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무궁무진한 지식 앞에서 겸손하도록 하자. 나부터도 엄하게 아는 척하지 않고 항상 배우려는 자세로 살도록 노력해야겠다.

 

참고 : 에펨코리아, 서울사람 90%가 모르는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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