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한 카페에 하얀 참새가 나타나서 화제를 모았다. 빛깔은 새하얀 색인데 모양은 영락없는 참새다. 카페 사장이 8년 전부터 카페 앞에서 밀을 키웠는데, 수확하지 않고 두었더니 새들이 모였고, 올해 알비노 참새가 2마리나 나타났다는 것. 덕분에 카페는 흰 참새를 보러 온 손님들 덕에 성수기를 맞았다. 참새가 8년 동안 밥 준 은혜를 갚은 셈이었다.
여기까지만 이야기가 이어졌다면 신기하고 훈훈한 미담으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이야기가 더 있다. 후일담은 전혀 훈훈하지 않다. 춘천에 흰 참새가 나타났다는 기사가 퍼지자 전국에서 새 사진을 찍는 애호가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사람이 몰리는 거야 별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문제는 몰려든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다. 사진찍기 좋은 곳에 새를 부르겠다고 천적에게 노출되기 쉬운 곳에 모이를 뿌려놓거나, 새들을 쫓아서 계속 날아다니게 하는 등 주변 새들을 괴롭히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아름다운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순간을 자연에 보전할 줄 아는 지혜도 필요하다. 이런 행태를 지속하다가는 흰 참새가 서식지를 떠나거나 천적에게 잡아먹히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꽃이 아름답다고 꽃을 꺾어버리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아름다움을 훼손하면서 남기는 사진… 과연 그것을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참고 : 춘천 하얀 참새 근황, 에펨코리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