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게 휴대폰 사는 방법 총정리

휴대폰은 단순히 기계만 사는 게 아니라 가입한 통신 서비스에 따라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어서 구매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 이러다 보니 제값 주고 휴대폰을 사면 손해봤다는 소리를 듣는 시절도 있었다.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단통법’이 시작되었다. 누구는 싸게 사고, 누구는 비싸게 사는 불합리함을 없애겠다는 목적이었다. 나아가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어 통신사의 수입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요금이 내릴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역대급 헛소리였다. 단통법 덕분에 통신사는 엄청난 흑자를 기록했지만, 통신 요금은 내려가지 않았다. 결국, 부담은 온 국민의 몫이 되었고, 구매의 불합리함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아주 상세한 설명을 곁들인 구매 가이드 글이 올라왔다. 아무래도 휴대폰 구매 절차가 복잡하다 보니 짧지 않은 글이 나왔지만, 너무 복잡하지 않게 초보자도 꼭 알아야 할 정보만 쏙쏙 골라낸 알짜배기 꿀팁이었다. 휴대폰을 살 예정인 사람은 이 가이드를 꼭 참고하면, 최소한 사기 당할 일은 없을 거라고 본다. (필자의 의견을 일부 추가했다)

 

0. 원하는 기종, 용량, 색상을 고른다.

 

– 특히 같은 기종이라도 용량에 따라 가격 차이가 심하게 나니 꼭 자신에게 맞는 모델을 선택하는 게 좋다. 무작정 큰 용량을 골라봤자, 다 쓰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1. [신규가입, 번호이동, 기기변경]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

 

– [신규가입] : 해당 통신사에 처음 가입하는 경우. 첫 휴대폰 구입이거나, 추가로 가입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판매자 지원금이 높은 편.

 

– [번호이동] : 번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통신사를 바꾸는 것으로 판매자 지원금이 높은 편.

 

– [기기변경] : 같은 통신사를 유지하면서 기기만 변경하는 것으로 판매자 지원금이 적은 편.

 

– 장기 가입 혜택을 받거나 가족 할인으로 묶인 게 아닌 이상 [신규가입]이나 [번호이동]이 유리하다.

 

2. [선택약정, 공시지원]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

 

– [선택약정] : 요금제 기본요금의 25%를 약정기간 (12개월, 24개월) 동안 매달 할인받는 방식.

 

– [공시지원] : 통신사에서 정해놓은 단말기 할인 금액을 단말기 가격에서 할인받음.

 

– 선택약정과 공시지원은 중복 선택이 불가능하다.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

 

– [국산폰, 저요금제]를 쓰고 싶다면 [공시지원]이 유리하다.

 

– [국산폰, 고요금제]를 쓰고 싶다면 [선택약정과 공시지원] 중에서 무엇이 유리한지 비교해보자.

 

– [출시한 지 2년 지난 아이폰]을 쓰고 싶다면 [공시지원]이 유리하다.

 

– [최신 아이폰, 고요금제]를 쓰고 싶다면 [선택약정]이 유리하다.

 

3. [현금완납, 할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

 

– [현금완납] : 단말기 값을 계약서를 작성하는 그 자리에서 전부 현금으로 주고 사는 방식.

 

– [할부] : 단말기 가격을 여러 달에 걸쳐 나누어 내는 방식.

 

– [할부]로 정했다면 할부 기간은 길어도 24개월로 한다. 더 길어지면 나중에 고생한다.

 

– 많이 헷갈려 하는데, 2번 항목의 [선택약정]과 3번 항목의 [할부]는 별개의 계약이다.

 

4. 위 사항을 정했으면 휴대폰 가게에서 이렇게 말하면 된다

 

예) 갤럭시 s20 256기가 핑크색 [번호이동], [공시지원], [현금완납]으로 구매하려고 하는데 얼마예요?

 

예) 아이폰11 64기가 블랙 [기기변경], [선택약정], [24개월 할부]로 구매하려고 하는데 얼마나 지원 가능해요?

 

– 이 정도만 말해도 초보 수준은 벗어난다.

 

– ‘지원금, 보조금’이란 단어는 절대 사용하면 안 된다. 언급해서는 안 되는 위험한 단어다….

 

– 판매자가 제시하는 조건이 본인이 만족하는 조건이라면 계약을 진행한다.

 

예) 저희가 추가로 40만 원을 지원해드릴게요. 대신 고객님께서는 고액 요금제를 6개월 유지해주시고 부가서비스 1개를 3개월 동안 유지해주셔야 합니다.

 

– 판매자들은 숙련된 전문가들이니 너무 크게 흥정하지 말고 어느 정도 만족할 수준이면 받아들이자.

 

5. 휴대폰이 내가 구매할 모델이 맞는지 확인한다.

 

– 박스가 밀봉상태인지 확인한다. 만약 뜯어진 흔적이 있거나 밀봉이 안 된 경우 바꿔 달라고 요구한다. 개통 전까지는 절대 뜯지 말자.

 

– 판매자가 가져온 휴대폰이 내가 고른 모델, 색상, 용량이 맞는지 확인하고 계약서에 기재된 모델명과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6. 계약서에서 [할부원금]을 꼭 확인한다.

 

– [할부원금] : 할부로 휴대폰을 구입할 때 기기의 실제 가격을 말한다. 사기 당하지 않으려면 가장 눈여겨봐야 할 항목이다.

 

– 통신사마다 이를 가리키는 명칭이 달라 ‘할부원금’으로 통칭한다. SKT는 ‘단말대금’, KT는 ‘분할상환원금’, LG는 ‘할부원금’

 

– [현금완납]의 경우 계약서에 [할부원금]이 0원으로 적혀있어야 한다. [현금완납]을 했는데도 할부원금이 남아있다면 판매자에게 “현금완납인데 왜 더 내야 할 돈이 있냐?”라고 꼭 물어보자. 그러면 “나중에 주겠다, 추후 보상해준다, 현금완납 맞다.”라는 식으로 말할 텐데 모두 헛소리다.

 

예) 출고가 100만 원짜리 휴대폰 구매 시 지원금이 40만 원이고, 60만 원을 [현금완납]하였다면, 계약서상에 [할부원금]은 0원이 찍혀있어야 한다.

 

– [할부]로 구매할 경우 ‘몇 개월 할부’인지 확인한다. [할부원금]에는 기기값에서 지원금을 뺀 가격이 적혀있어야 한다. 일부 판매자의 경우 [할부원금]에 기기값 100만 원을 다 적어놓고 지원금을 현금으로 주는 경우도 있는데, 그 자리에서 받는 게 아니라 며칠 뒤에 주는 방식이라면 거르는 게 좋다. (이렇게 나중에 돈을 주는 방식을 ‘페이백’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판매자가 지원금을 주지 않고 먹튀한 사기 사건도 존재한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거성 모바일 사태’를 검색해보길 바란다)

 

예) 출고가 100만 원짜리 휴대폰 구매 시 지원금이 40만 원이고, 24개월 [할부] 구매하기로 했다면, 계약서상에 [할부원금]은 60만 원이 찍혀야 한다. 단, [할부]로 구매할 경우 할부수수료가 붙는다.

 

7. 계약서 상 청구요금 확인

 

– 판매자와 상의한 요금제가 맞는지, [공시지원]인지, [선택약정]인지, 약정 기간은 제대로 적혔는지 확인한다.

 

※ 구매 예시

 

판매자 조건 : 출고가 1,000,000원, 공시지원금 400,000원, 판매자지원금 300,000원, 24개월 약정, 80,000원 요금제, 부가서비스 5,000원 1개

 

[공시지원, 24개월 할부]인 경우
요금제 80,000원
+ 할부금 12,500원 = (출고가1,000,000 – 공시지원금400,000 – 판매자지원금300,000) / 24
+ 부가서비스 5,000원
= 매월 납부금 97,500원

 

[공시지원, 현금완납]인 경우
요금제 80,000원
+ 할부금 0원 = 출고가1,000,000 – 공시지원금400,000 – 판매자지원금300,000 – 현금완납300,000
+ 부가서비스 5,000원
= 매월 납부금 85,000원

 

[선택약정, 24개월 할부]인 경우
요금제 60,000원 = 80,000 x 0.75(선택약정 25% 할인)
+ 할부금 27,167원 = (출고가1,000,000 – 판매자지원금300,000) / 24
+ 부가서비스 5,000원
= 매월 납부금 94,167원

 

[선택약정, 현금완납]인 경우
요금제 60,000원 = 80,000 x 0.75(선택약정 25% 할인)
+ 할부금 0원 = 출고가1,000,000 – 판매자지원금300,000 – 현금완납700,000
+ 부가서비스 5,000원
= 매월 납부금 65,000원

 

8. 계약 완료

 

– 계약 후 계약서 원본을 요구하자. 가져올 수 있다. 제대로 된 판매자라면 먼저 챙겨준다.

 

– 계약서를 못 준다거나 추후에 수정하기 위해 판매자가 가지고 있겠다고 하는 곳은 의심하는 게 좋다.

 

9. 개통 전 개봉 금지

 

– 개통 전에 박스를 개봉하면 일이 복잡해진다. 판매자가 개봉하라고 하거나 필름을 무료로 붙여준다고 해도 개봉하지 말자. 일부 불량 판매자들이 계약 내용과 어긋나게 계약할 경우 개통 철회를 요구해야 하는데 이미 개봉했다면 어찌할 방도가 없다. 그러니 개통 전에 개봉하지 말자.

 

10. 개통 후 계약 내용을 고객센터나 앱으로 확인하자

 

– 개통된 통신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요금제, 잔여 할부금, 할부 개월 수, 부가서비스, [선택약정]인지 [공시지원]인지 등을 확인하자.

 

– 통신사 앱이나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1. 마지막으로 불량 판매자의 사기 유형

 

– 가장 중요한 것은 [할부원금]이다. [할부원금] 알려달라고 했는데 매월 납부금만 계산하고 있으면? – “안녕히 계세요~”

 

– 에어팟, 라면, 상품권 등 사은품 증정 – 됐고 돈으로 주세요.

 

– 인터넷 결합하시면 추가 할인돼요 – 이건 집에서 혼자 신청할 수 있다. 대리점이 선심 쓰는 거 아니니 굳이 그 자리에서 할 필요 없다. 그리고 결합상품은 나중에 족쇄가 될 수도 있다. (내가 당해봐서 안다 ㅠㅠ)

 

– 신용카드 쓰시면 추가 할인돼요 – 그냥 원래 쓰던 카드 쓰는 게 이득이다. 이 또한 선심 쓰는 거 아니니 굳이 할 필요 없다.

 

– 48개월 할부 계약하고 “24개월 후에 기기 반납하시면 24개월 치 대신 내드릴게요.” – 실제로 통신사마다 있는 부가서비스인데 비추다. 쓸 거 다 쓰고 공기계 중고로 파는 게 훨씬 이득이다. 나 같은 경우 다 쓴 기기는 추억이 남아서 보관하는 편이라 아무런 쓸모가 없더라.

 

참고 : 휴대폰 사기 안당하고 사는 방법 총정리 (초보자용), 더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