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트레비 분수처럼 우리나라에도 소원을 빌고 동전을 던지는 분수가 있다. 바로 청계천이다. 이곳 팔석담에는 각양각색의 소원을 담은 행운의 동전들이 쌓이고 있다. 행운의 동전은 청계천이 복원된 2005년부터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던지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 해마다 모인 동전들은 도움이 필요한 사회 곳곳에 기부되기 시작했다.
올해도 역시 기부는 이뤄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청계천에서 건진 동전을 모아 서울장학재단에 2700만원,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외국동전 1만9000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곳에서 수거한 동전을 말린 후 우리 동전과 외국 동전을 구분히 ‘서울시민’ 이름으로 기부한 것이다.
사람들은 트레비 분수나 청계천 팔석담에 안내된대로 ‘행운’을 바라며 동전을 던질 것이다. 동전 이상의 가치를 바라며 한 푼 툭 하고 던지는 동전, 그 이후에 좋은 일이 생긴다면 동전을 던진 덕분이고 그렇지 않으면 동전의 힘이 불운을 누르지 못한 탓이다. 던지면서 내심 이 돈은 나중에 어떻게 되는 것일까? 궁금해하는 시민들이 많을텐데, 다행히 서울시에서 해마다 이를 정산해 어려운 이웃에게 돕는다고 알려오니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다시 생각해보면, 행운의 동전은 던지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에게나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다. 던지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한 정말 작은 행동이 사회에 도움을 주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는 뿌듯함을, 받는 사람에게는 뜻하지 않는 도움을 받았다는 행복을 동시에 가져다 주니 말이다. 아무쪼록 ‘행운의 동전’ 의미를 오래도록 살려나가려면 이를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투명한 내역 공개가 우선해야 할 것이다.
참고 <서울시, 관광객들이 청계천에 던진 ‘행운의 동전’ 장학금 등으로 기부>, 서울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