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마다 알바를 바꾸는 사장님

요즘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코로나 여파로 취업 시장은 물론이고 아르바이트 시장까지 꽁꽁 얼어붙었다. 동네 편의점 알바 면접 갔는데, 먼저 연락 온 구직자만 15명이 넘었다는 이야기도 봤다. 카페 알바도 경력이 없으면 받아주지도 않는다고 한다. 이처럼 어려운 형국에, 구인난을 이용해 청년들에게 피눈물 나게 한 사연이 올라왔다.

 

 

면접 본 당일 저녁에 사장님이 내일부터 바로 출근 가능하냐고 물었고, 알바가 필요했던 글쓴이는 다음날인 4월 30일부터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계약할 때 3개월은 수습 기간으로 기본급에서 10%을 제하여 주기로 했고, 당시에는 그런가 보다 하고 계약서를 썼다고 한다.

 

이후 글쓴이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 담배, 일반봉투, 재활용봉투, 음식물봉투, 막걸리, 물, 얼음, 작은컵, 큰컵, 종이컵, 재고확인, 냉장매대 음식 진열 예쁘게 하기, 정리해서 사진 찍어 보내기, 커피 머신 찌꺼기 치우기 등등 언급한 것만 봐도 제대로 한 게 보일 정도다.

 

그런데 오는 손님마다 여기는 왜 이리 사람이 자주 바뀌냐고 물었다고 한다. 글쓴이는 그저 ‘요즘 알바들은 금방 관둬서 사장님이 고생이 많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기는 금방 그만두지 말아야지 다짐하며 일했었는데… 순진한 착각이었다.

 

7월 29일 편의점 일 끝나고 투잡으로 오후 알바를 하고 있는데, 사장님에게 연락이 왔다. “손님들이 불친절하다는 불만 접수가 많아서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이 말과 동시에 글쓴이는 해고를 당하고 말았다. 살면서 착하다는 말은 들어도 불친절하다는 말은 들은 적도 없고, 심지어 일 잘한다고 음료수 사주는 손님도 있었는데 말이다.

 

 

솔직히 불친절은 구차한 변명이다. 사장님이 해고한 이유는 수습 기간 3개월이 끝났기 때문이다. 수습 기간이 끝나면 월급을 10% 인상해야 한다. 엄밀히 말하면 월급 인상도 아니다. 이게 원래 줘야 할 금액이다. 그걸 주기 싫다고 알바를 해고했다. 왜? 그래도 되니까. 알바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라 이렇게 막 잘라도 다음 사람 구하기가 수월하니까. 팍팍한 현실에서 벼룩의 간을 떼먹는 셈이다. 사장님은 개뿔이고 사장놈이라 불러도 모자란 감이 있다…

 

직원을 고용할 때 수습 기간을 적용할 수는 있지만, 이를 토대로 임금을 적게 주려면 몇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1년 이상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수습 중에 있는 근로자에게는 수습을 시작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로 최저임금의 90%까지 지급할 수 있다고 한다. 즉, ‘1년 이상, 3개월 이내, 90%’라는 ‘1390법칙’이 조건으로 붙는다.

 

 

시국을 악용해서 약자를 착취하는 건 정말 최악의 갑질이다. 말만 점잖게 하고, 진상짓 하지 않는다고 전부가 아니다. 돈 떼먹고, 물건 떠넘기고, 생존권을 쥐고 흔드는 짓이야말로 가장 악랄한 갑질이다. 진짜 이렇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훌륭한 사람은 못 되어도 괴물이 되지는 말아야 한다…

 

참고
1) 알바를 3개월 마다 갈아치우는 사장, 이토랜드
2) 법률상 허용되는 수습기간 중 급여 기준은?, 고용노동부 공식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