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단톡방 ‘사장 vs 신입’

스마트폰 메신저가 널리 쓰이면서 등장한 단점이 있다. ‘카톡 지옥’이라고 말하는 업무지시다. 프랑스나 독일 등에서는 퇴근 후 업무지시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관련 법안을 발의하기는 했지만, 여야 간 합의 불발로 여전히 상임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라고 한다. (일해라 국회!)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메신저로 업무를 지시하는 게 잘못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긴 하다. 그래서 사내 내부 규정으로 개인 메신저 사용을 금지하는 회사도 있다.

 

그런데 업무지시가 아니라 메신저 사용 방법에서 갈등이 일어난 사례가 있다. 문제는 닉네임이었다. 회사에서 단톡방을 만들며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닉네임을 자기 이름으로 바꾸라고 했는데, 한 직원이 이에 반발하면서 일이 벌어졌다.

 

 

 

 

 

 

사장 입장에서는 단톡방에서 어디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닉네임을 실명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신입 직원은 카카오톡 닉네임은 사생활의 영역이니 회사가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연 누구 말이 맞는 걸까?

 

1) 회사 전용 메신저가 필요합니다

 

카카오톡은 회사용이 아니라 개인용이다. 그래서 일부 기업에서는 업무와 관련해서 카카오톡 사용을 금지하기도 한다. 보안상의 문제가 가장 큰 이유고, 부당한 업무지시를 완전히 근절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 애당초 회사 업무에 카카오톡을 쓰는 게 문제인 셈이다.

 

대화를 보면 위 회사도 사내 메신저를 따로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굳이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이유는 뭘까? 솔직히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가 가장 커 보인다. 만약 사내 메신저의 성능이 좋지 않다면, 다른 제품을 찾아보면 된다. 기업에서 쓰기 좋은 유료 메신저가 정말 많다. 하지만 이런 것에 신경 쓰고 싶지 않고, 그냥 편한 대로 하겠다는 생각이 결국 단톡방 참사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원래 대화에는 사내 메신저 업체명이 대화 중에 그대로 등장한다. 그래서 이 대화 자체가 바이럴 광고가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 그런데 회사 메신저를 놔두고 카톡을 쓴다는 건 그만큼 메신저가 별로라는 말이기도 해서…)

 

2) 사장 vs 신입, 누구의 잘못인가?

 

그럼에도 카카오톡을 쓰고 싶다면 방법은 없을까? 있다. 대화에서 언급한 대로 오픈채팅방을 사용하면 된다. 그러면 채팅방별로 닉네임을 따로 설정할 수 있다. 그런데도 사장은 대안이 있다는 의견을 아예 무시하고 있다. 오픈채팅방 기능도 모르고, 사내 메신저의 필요성도 모르는 무능함에 남의 말을 무시하는 꼰대 기질까지 더해졌다. 이러면 정말 답이 없다. 최소한 경청할 줄 아는 소통 능력만 있어도 이렇게 답답한 대화가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직원의 대응은 문제없는 걸까? 솔직히 틀린 것 하나 없지만, 내가 아는 사람이 저렇게 하겠다면 말리고 싶다. 당장 그 자리에서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돌려 말할 줄 아는 능력도 필요하다. 항상 들이받기만 해서는 도리어 원하는 목표도 이루지 못하고, 조직에서 이탈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아무래도 이거 지르고 사표 던질 느낌이긴 하다…)

 

둘 다 개선할 여지가 있지만, 그래도 누가 더 잘못했냐고 묻는다면 사장이라고 말하고 싶다. 직원은 태도가 문제이지, 그래도 틀린 말은 안 했다. 사장은 틀린 소리를 너무 많이 했다. (잘 모르니 틀릴 수밖에)

 

마치며…

 

포스트 코로나의 특징 중 하나가 언택트라고 한다. 이번 기회로 재택근무를 체험한 많은 회사가 앞으로 비대면 업무를 더 늘려갈 것이 자명하다. 이때 메신저는 단순한 소통 수단 이상의 의미를 가질 확률이 높다. 메신저에 끌려가는 회사, 메신저를 지배하는 회사, 어떤 회사가 성공할 것인지는 매우 뻔한 예측이 아닐까?

 

참고 : 회사단톡방 사장vs신입.jpg, 이토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