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을 엄청 천천히 먹는 게 욕먹을 일인가요?

1인 가구도 많아지고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도 점심때 혼밥을 선호하는 경향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무래도 혼자 밥 먹는 게 마음 편하고 시간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어차피 개인 시간을 알아서 판단해 쓰는 거라서 별로 큰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런 혼밥 문화에 불편을 느낀 모양이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혼밥을 천천히 먹는 글쓴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남자친구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글쓴이가 심각하게 받아들인 이유 중 하나는 남자친구와 곧 결혼을 약속한 사이이고 벌써부터 틀어지는 게 보여서 더욱 당혹스러워하는 것 같다. 글쓴이는 혼자서는 오래 먹지만 다 같이 있을 때는 그래도 사람들과 속도를 맞추려고 노력하는 편이라서 사회생활에는 전혀 지장이 없어 보인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개인의 기호에 관해 과연 왈가왈부할 수 있을까? 식습관은 개인이 기호라고도 볼 수 있다. 특히 혼자 사는 사람에게 식사 시간이란 일종의 마음 편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간이다. 그래서 글쓴이는 여유 있게 식사를 즐기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특히 식사는 급하게 하는 것보다 천천히 먹는 게 더 소화에 좋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마땅히 누려도 될만한 사적인 권리가 있다. 이런 건 논쟁거리가 아니다. 모두가 각자 다른 외모를 갖고 있듯이, 식습관도 다 다르고 개인적인 범위 내에서 충분히 누리고 싶은 자유 또한 각자 다르다. 이걸 이분법적으로 볼 수도 없고 잣대를 들이댈 수도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

 

인간관계가 유연한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의 ‘다름’을 인정할 줄 안다. 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도 소중하고, 내가 존중받고 싶어 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도 존중해 줄 안다. 그러므로 개개인성을 존중해주는 사회일수록 다름에 대한 지수를 ‘다양성’을 포용하는 지표로 쓰이기도 한다. 언제나 기억해야 할 것은 대부분의 경우, 스스로가 온전히 바꿀 수 있는 건 자신뿐이다. 타인을 지적하기 전에 자신의 행동을 먼저 돌아보고 이것이 지적할 거리인지를 먼저 고민해보도록 하자. 나 또한 누군가에게 강요한 적이 없는지 반성해본다.

 

참고 <혼밥을 엄청 천천히 먹는 게 욕먹을 일인가요>, 더쿠 / 이미지 출처_나혼자산다_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