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플래카드甲.jpg

 

간혹 도롯가를 따라 걷다보면 소소한 감동적인 장면을 보게 된다. 차도를 달리고 있는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며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구급차를 확인하고, 차선을 바꿔 길을 터주는 것이다. 어느 차량 하나 ‘갑자기 달려와선 왜 끼어들려함?’이란 반응은 찾아볼 수 없다. 수많은 일반 차량의 양보로 구급차는 유유히 대형 병원 응급실을 향해 달려간다. 하지만 이런 소소한 감동이 일상으로 자리잡기까지 여전히 시간이 걸리나보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토랜드에 올라온 게시물 중에 살짝(?) 이해할 수 없는 사진 한 장(본문 맨 위)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진 아래에는 게시물의 원출처인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캡처한 내용이었다.

 

사진 속 플랜카드 메시지와 이를 내건 사람들에 대한 비판 또는 비난 댓글 속에서, 저 이슈는 3년 전 전남 한 지역신문의 기사 일부를 발췌한 것이었다. 플랜카드는 일치감치 내렸고, 뉴스에 따르면 저 사이렌 소리는 사설 구급차의 소음을 줄여야 한다는 일부 목소리도 담겨있었다. 하지만 종종 구급차나 소방차 사이렌 소리를 소음으로 간주해버린다는 내용이 뉴스에 오르내리는 걸 보면, 아직은 멀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최근에 있었던 ‘닥터헬기’ 소음 논란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각종 재난재해 또는 사건 사고 수습에 앞장서는 소방관과 경찰관, 그리고 의료진들의 목숨을 건 희생에는 안타까워하면서도, 정작 이들의 일상인 긴급 출동과 협조 관련해서는 아직 ‘내 일’이 아닌 듯 바라보는 것일까. 언제까지 희생이 있어야 ‘다음부턴 지원하겠다’라는 반성 아닌 반성만 되풀이 할 것인가. 3년 전 플랜카드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는 건 이런 상황에 대한 방증이다.

 

참고
1) <주택가 플래카드甲.jpg>, 이토랜드(링크)
2) <구급차 싸이렌 소리좀 줄여주세요…”>, 남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