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과 ‘저녁이 있는 삶’이 우리나라 직장문화의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칼퇴근’이란 말이 주목받았다. 특히 ‘주52시간제’가 이슈가 되면서 직장인들의 칼퇴근은 더더욱 지켜져야 하는 것이 돼버렸다. 자신이 맡은 업무를 근무시간 내에 하면, 상사 눈치볼 것도 없이 퇴근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이제 ‘칼퇴’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 않는 상사는 ‘꼰대’ 취급을 받게 됐다. 퇴근 뿐만 아니라 출근 역시 마찬가지다. 온라인 커뮤니티 웃긴대학에 올라온 사연(사진 위)이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왜 일찍 오라고 하는 것인지 이유는 나와있지 않다. 그저 본인이 팀장이고 자신의 아래에 있는 팀원들이 칼출근을 하는 게 못마땅할 뿐이다. 당연히 이 게시물 댓글에는 회사 팀장의 사연을 이해할 수없다는 내용이 많았다. “애당초 출근시간을 8시45분으로 잡든가”, “업무준비도 업무인데 왜 일찍 출근해야하지?”, “지각만 안하믄 되지”가 주를 이뤘다. 커뮤니티에 고민을 털어놓으려던 팀장이 본의 아니게 제대로 꼰대 취급을 받는 순간이다.
이유없는 지시사항은 그저 ‘비위’ 맞추기에 불과한 세상이 된 지 오래다. 만약 팀장이 팀원들의 조기 출근을 독려하려면 왜 조기출근을 해야하는지, 조기출근이 어떻게 하면 업무 성과나 팀원 개인의 성장으로 연결되는지부터 설득해야하는 게 먼저이지 않을까. 자신이 팀원이었던 시절의 방식을 후배 직원이 고스란히 따르기를 기대했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특히 업무 평가의 판단 기준에 근무 태도보다 ‘성과’에 집중되면서, 공식적으로 정해진 업무시간에 얼마만큼의 실적을 내는가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그 이외의 시간은 개인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정시 출근보다 더 고민해야 할 것은 ‘공식 업무시간 내에 팀원들이 얼마나 성과를 낼 것인가’가 아닐까?
참고 <은근히 논란이 많은 회사 정시 출근 ㄷㄷ. jpg>, 웃긴대학 등(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