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포기하고 지방대 간 대학생

돈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며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 한다. 이 말은 돈이 없으면 무언가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포기하기에 유독 아쉬운 기회가 있다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배우고 공부해야 가난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데, 그럴 기회까지 박탈당한다는 점에서 더욱더 아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 교육의 경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학비 자체도 큰 부담이지만, 타향살이라도 할라치면 생활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코딱지만 한 방에 보증금 500 월세 40이란 소리를 듣고 나면 어안이 벙벙할 정도다. 과거에는 그렇게 경제적 이유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안타깝지만 2020년인 지금도 벌어지는 일이다. 다음은 한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올라온 글로, 글쓴이는 경제적 이유로 고려대를 포기하고 지방대에 입학했다고 한다.

 

 

글쓴이의 선택을 두고 댓글에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많은 사람이 학자금 대출이나 장학제도를 활용하면 가난해도 충분히 공부를 이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고려대는 2016년부터 성적장학금을 없애고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장학금과 생활비 지원을 늘렸다고 한다. 장학금이란 좋은 성적에 붙는 부상이 아니라 면학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장학금 본연의 취지를 살리고자 한 결정이었다. 글쓴이가 이런 혜택을 잘 몰랐을 것 같아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는데, 막상 지원을 받아도 경제적 부담은 여전히 압박이고, 혹여나 가족까지 부양해야 하는 처지라면 고향을 떠나기가 쉽지 않았을 거라고 한다. 명문대 비 선호 학과보다 지방대라도 취업이 잘 되는 학과에 지원하는 게 미래를 생각해서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런저런 의견이 많았지만, 글쓴이 본인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무엇이 옳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조언은 상대방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이 해주어야 한다. 그래서 글쓴이의 선택이 ‘좋다, 나쁘다’를 논할 생각은 없다. 그저 지금의 선택이 본인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이었기를 바랄 뿐이다.

 

기왕 결론이 나왔다면, 가지 않은 길을 아쉬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선택의 결과는 선택하는 순간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만약 명문대를 선택했더라도 타향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저조한 성적을 받는다면 그 선택을 후회하게 될 수도 있다. 지방대를 선택했어도 그곳에서 최고의 결과를 뽑아낸다면 그 선택을 잘했다고 평가할 것이다.

 

선택의 결과는 순간이 아니라 이후의 노력과 과정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지금의 사무치는 아쉬움을 거름 삼아 열심히 노력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글쓴이의 말대로 과탑하고 좋은 직장 들어가 가족들을 호강시켜주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화이팅!

 

참고 : 웃긴대학, 고려대 버리고 경북대 간 20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