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던 가게 중 하나가 포방터 홍탁집이었다. 아들과 어머니가 운영하는 홍탁집이었지만, 실상 아들은 제대로 하는 일이 없었다. 음식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음식 이전에 아들의 인생 갱생이 더 중요한 문제였다. 하지만 홍탁집 아들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고, 백종원 대표가 방송에서 욕을 할 정도로 심각했다. (방송에서는 삐- 처리되었다. 근데 이걸 편집하지 않고 방송에 내보낸 걸 보면, PD가 보기에도 이보다 적절한 표현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백종원 대표의 의지가 정말 대단했다. 그는 방송에 나오지 않는 날에도 홍탁집을 방문해 아들을 가르칠 정도로 열정을 쏟았다. 심지어 정규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홍탁집 아들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성실함을 잃지 않도록 지도했다. 그 결과, 홍탁집 아들이 변했다. 누가 봐도 성실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 홍탁집 아들의 변신에 큰 감동을 받았다.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다’, ‘사람은 절대 안 변한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을 몹시 싫어한다. 왜냐하면 사람은 무조건 변하기 때문이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생물학적으로 따져봐도 사람은 변한다. 인간의 체세포가 전부 새로운 세포로 교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고작 1년이라고 한다. 뇌 과학적으로도 사람은 변한다. 뇌세포는 죽을 때까지 성장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데 이러한 특성을 ‘뇌 가소성’이라고 한다. 즉, 사람은 변한다. 문제는 그 방향일 뿐이다.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하면 좋겠지만, 반대로 나쁜 방향으로 변할 수도 있고, 또는 제자리만 뱅뱅 돌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는 말을 정말 싫어한다. 사람은 반드시 고쳐 쓸 수 있다. 항상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방향만 잘 잡아주면 누구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올바른 지도와 도움만 있으면 된다. 물론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고작 방향을 잡아주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솔직히 매일 마주 볼 정도의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사랑’이 가장 정확할 것 같다. 정말 애정이 없으면 사람을 바꾸기 어렵다. 반대로 애정만 있다면 반드시 바꿀 수 있다. (백종원 대표가 홍탁집 아들에게 보여준 모습도 애정이라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렸다)
그런데 얼마 전 방영된 골목식당에서 홍탁집이 위생 상태 최악의 식당으로 꼽혔다. 이에 백종원 대표는 “이러면 안 된다. 두 분이 하는 가게는 상징하는 바가 크고 응원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상징’이 뭘까? 바로 사람이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이다. 홍탁집의 변화는 누구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전해주었다. 그런데 그 믿음을 배신하는 결과가 나왔으니, 시청자도 백종원 대표도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그리고 이 모습에 다음 말이 또다시 언급되기 시작했다.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다.”
홍탁집 아들은 앞으로 무조건 잘 돼야 한다. 왜냐하면 백종원 대표의 말대로 상징이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더 나은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는 믿음. 홍탁집 아들은 그 믿음의 상징이 되었다. 홍탁집 아들이 잘 되면 그 믿음은 더 굳건해질 것이고, 그러지 못하면 믿음은 사라질 것이다. 그에게는 무거운 부담이 될 수 있기에 미안한 말이긴 하지만, 이런 믿음과 응원을 생각해서라도 꼭 훌륭한 식당 경영자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홍탁집이 잘 되는 걸 보며 수많은 사람이 삶에서 희망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방송 이후 언론에 보도된 내용 덕분에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 홍탁집 아들은 SNS를 통해 문제가 되었던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심지어 위생 관리를 위해 하루 영업을 중지하고 청소업체를 불러 청소를 진행했다고 한다. 장사하는 입장에서 하루 가게를 쉬는 것은 꽤 어려운 결정이다. 그럼에도 눈앞의 이득을 기꺼이 포기했다. 위생 점검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잘 해내겠다는 의지만큼은 여전히 유지되는 것 같다.
부디 홍탁집이 이런 구설에 오르지 않고 10년, 20년 계속 이어지며 포방터의 전통 맛집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당연히 홍탁집 아들이 성실하게 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행동을 넘어 결과로 세상에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람은 절대 바뀔 수 있다. 그 믿음의 상징이 되었으니, 이것을 증명하여 희망이 되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