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편안한 인생을 살고 싶어 한다. 편안함의 조건 중의 하나는 변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물학적으로 늙어간다. 또 세상은 끊임없이 역동하기 때문에 사회적 동물인 우리는 변화로부터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변화가 생기고 그것에 적응하면서 발전하려면 성장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성장통은 필요하지만 정말 괴롭다. 괴로움은 우리가 너무나 벗어나고 싶은 상황이다. 하지만 괴로움이 성장통에 수반되는 감정이라면 이것이 우리에게 왜 필요한지 조금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 인생에서 왜 괴로움이 필요할까?
1. 최악의 상황에 대한 예방접종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을 때이다. 이때 준비된 사람은 힘겨워도 버틸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무너질 것이다. 괴로움은 일종의 예방접종이다. 어느 정도의 괴로움을 이겨냈다면 그것보다 적당히 큰 괴로움이 찾아왔을 때 견뎌낼 수 있는 항체를 만들 수 있다. 최근에 우리가 오랫동안 준비한 플랫폼 서비스를 대중에게 처음 선보였다. 워낙 열심히 철저하게 준비해서 문제없이 끝날 줄 알았지만, 서버가 다운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은 언제나 괴롭다. 나중에 파악해보니 우리는 스마트폰 베이스로 모든 것을 준비했는데, 누군가가 노트북으로 우리 서비스에 접속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었다. 그 순간은 당연히 힘들었지만, 만약에 그런 상황이 없었다면 우리는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만 늘었을 뿐 개선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더 큰 고통을 겪을 확률이 매우 높았다. 그렇게 고통은 우리에게 최악의 상황을 고민하도록 하고 실제로 대응할 힘을 키워준다.
2. 난이도 높은 성장이 가능하다
평온한 상태에서는 절대 성장할 수 없다. 실제로 근육을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똑같은 중량만 들어서는 안 된다. 계속해서 중량을 올리며 더 큰 자극을 줘야 근육질의 몸매를 얻을 수 있다. 살다 보면 원하지 않게 모함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상황이 악화되면 그 모함이 조리돌림으로 번질 수 있다. 나는 최근에 그런 상황을 팀원들과 겪었다. 광기의 집단은 근거도 없이 허위사실을 미친 듯이 유포하기 시작했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광기에 홀리기 시작했다. 아주 초기에는 이 정신 나간 상황이 어이가 없고 짜증 날 뿐이었다. 하지만 가만히 상황을 주시해보니 그들이 하는 100가지 얘기 중에 1~2가지 옳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래서 팀원들과 상의해서 그 부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변화했다. 만약 고통스러운 상황에 휘말리지 않았다면 절대 우리 스스로 발전하지 못했을 부분이다. 그렇게 고통은 힘들고 난이도 높은 성장의 동력이 된다.
3. 나의 약점을 깨닫게 한다
나는 가끔 계단을 뛰어오르거나 전력 질주해 본다. 짧은 순간이지만, 나를 육체적으로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넣으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폐활량이 얼마나 부족해졌는지, 어디가 가장 욱신거리는지 바로 파악이 가능하다. 그러면서 예전보다 건강이 얼마나 나빠졌는지 육체적 메타인지를 끌어 올린다. 생각하는 것이랑 직접 느껴보는 것의 간극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고통을 통해 약점이 어디인지 제대로 파악하면 전략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고통은 우리 몸의 약점을 찾는 최고의 탐지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