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절대 피할 수 없는 2가지가 있다. 바로 죽음과 세금. 개인적으로 누군가가 성인이 되었는지 구분하는 기준 중 하나로 세금에 관하여 얼마나 인지하고 경험했는지 따져본다. 세금을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심지어 세금에서 월급을 받는 공무원인 내 친구조차도 세금을 싫어한다. (자기 월급에서 세금이 너무 많이 떼인다고 나에게 짜증 내는 것을 보고 어떤 말을 해줘야 하는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세금은 중요하다. 세금은 진사회성 동물인 우리가 함께 생존하기 위한 가장 원초적인 소통 수단이다. 세금으로 인프라를 만들고 나라를 운영한다. 세금이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되면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그것은 국민 의식 수준이 상한선이라고 생각한다. 정책 입안자도, 정책 실행자도 국민이다. 그리고 그것을 감시하는 것도 국민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세금 체납자가 많다. 국가에서는 그런 사람들에게만 전문적으로 세금을 징수하는 팀이 있다. 현재 지방세 체납자만 거의 만 명에 육박하고 그 액수가 무려 5,000억 원에 가깝다. 이런 사람들이 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내지 않을 때, 세금 징수팀이 나선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세금 납부를 죽는 것보다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아래에 나오는 고액 체납자의 궤변은… 내 분노가 조절이 안 된다.
세금을 뜯어간다고 표현했는데, 그렇다면 이 사람은 아파도 119에 신고하면 안 되고, 누구에게 위협받아도 경찰에 신고하면 안 된다. 당연히 도로도 쓰면 안 되고, 지금도 국가 보조금이 들어가는 대중교통조차 이용하면 안 된다. 이 사람이 고액 체납자라는 것은 돈을 많이 벌었다는 뜻이고, 그 과정에서 국가가 만들어 놓은 인프라를 많이 활용했다는 이야기다.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말한다. 세금만 잘 내도 훌륭한 시민이다. 생각 이상으로 훌륭한 시민이다. 우리나라는 소득 공제를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국민의 45%가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누군가가 현금을 주면 할인해준다는 것은 사실 세금을 내는 것보다 (카드 수수료 포함) 깎아주는 것이 더 싸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세금만 잘 납부해도 모범 시민이다. 멀리 갈 필요 없다. 그러니 월급쟁이라서 유리 지갑 세금 다 뜯긴다고 생각하지 말자. 이번 달도 나의 세금으로 여러 사람이 혜택을 보고 국가가 돌아간다고 생각하며 가슴 쫙 펴고 자랑스럽게 살자. 혹시 이 글을 공무원이 썼나 생각했다면 오해다. 나는 1년에 소득세만 1억 정도 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매우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소득 상위 10%가 소득세의 90%를 낸다. 그러니 세금에 관해서 침 튀기면서 열변을 토하려면 소득 상위 10%는 되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