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인간 같은 가짜 인간

인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너는 인간이야, 뭐야?”

 

“저는 인공인간 네온이에요.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배우고 있어요.”

 

“뭘 좋아해?”

 

“피자를 좋아합니다.”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삼성전자는 사람과 똑닮은 실물 크기의 인공인간을 공개했다. 인공지능 캐릭터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아닌 스스로를 ‘인공인간(Artificial Human)’이라고 정의했다.

 

 

 

성별도 인종도 연령도 모두 다른 8명의 사람이 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 1명만 실제 사람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나머지는 컴퓨터 그래픽만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아바타다. 이중에 누가 진자 사람인지 구분할 수 있겠는가? (정답은 아랫 사진 맨 왼쪽에 있는 아나운서만 진짜 사람이다.)

 

말하는 동작, 몸짓이 제법 자연스러워서 자세히 봐도 누가 진짜 사람이 누군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 이전에 공개된 다양한 아바타는 디지털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실제 사람과 매우 유사해서 구분이 쉽지 않다. 온라인에서는 실제 사람이 누군인지 구분하는 놀이도 등장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가상에서 만들어낸 것을 진짜라고 믿을 수 있냐는 물음에서 네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없지만 요가 강사라든지 은행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앨런 튜링은 인공지능을 정의하기 위해 튜링 테스트를 제안했다. 기계가 인간과 얼마나 비슷하게 대화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기계에 지능이 있는지를 판별하고자 하는 시험이다. 그런데 이제는 인공 지능을 넘어 인공 인간이 탄생했다. 인간을 대체하는 인공 기술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여전히 인간과 비교하면 부족한 점도 많지만, 얼핏보면 헷갈릴 수 있다. 너무나도 인간 같은 가짜 인간이다. 하지만, 기술의 방향점은 인간 같은 인간이 아닐 것이다. 인간을 뛰어넘는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초월적 인간을 향하고 있다. 알파고가 바둑을 정복한 것처럼 인공 인간은 인간 같지 않은 인간이 될 것이다.

 

앞으로 인공 지능과 인공 인간은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여 직업 시장의 재편하게 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한계도 명확하지 않다. 엄청난 기술 발전이 다가올 것이다. 발전하는 모습이 경이롭게 느껴지는 한편 걱정도 된다. 인간의 일자리를 잃는 미래 생각하지 않아도, 인공 인간 기술은 수많은 범죄에 사용될 수 있다. 당장, 보이스 피싱만으로도 피해자가 많은데, 인공 인간이 사기를 친다면 속지 않을 수 있을까? 기술의 발전이 놀라운 한편 이 기술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규제와 사회적 대책도 심각하게 논의 되어야 할 것이다.

 

– 홍경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