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OO이 떨어지는 순간 진짜 지옥이 된다

 

많은 사람이 평탄한 인생길을 걸어 가고 싶어 하지만, 숨 막히는 고비는 주기적으로 우리를 찾아온다. 사실 통제 영역 밖에 있는 불운을 피할 수는 없다.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힘든 상황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하지만 인생을 자세히 살펴보면 진짜로 우리를 힘들게 하는 대부분은 천재지변이 아니라 비로 인재(人災)이다.

 

특히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아주 작은 사건도 삶에 미치는 충격이 커진다. 예를 들면 중요한 시험을 봐야 하는데 독감에 걸리는 것이다. 평소에 걸렸으면 그냥 며칠 앓고 끝이지만, 하필 성과를 내야 하는 운명적인 타이밍에 독감에 걸리면 그때 걸린 독감은 인생을 좌지우지할 만큼 재수 없는 독감이 된다.

 

그런 관점에서 회사에서 체력이 떨어지면 인생이 고달파진다. 여기서 말하는 체력은 먹고사니즘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 명의 월급쟁이가 얼마나 더 일할 수 있는지에 관한 생산성을 말하는 게 아니다. 내 삶 자체가 무너지지 않게 지탱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한다.

 

회사에서 힘든 상황은 업무와 인간관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을 할 때는 사실 그다지 큰 체력이 요구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나 문제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질 때이다. 전혀 예측하지 못했는데 조직 개편이 이뤄져서 새로운 업무에 배치되는 경우가 진정으로 체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일도 하면서 동시에 배워야 하기 때문에 두 가지 상황이 겹치고 거기에 일이 서툴러서 받는 눈치는 플러스알파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은 비상사태에 대비하지 않는다. 그래서 평소에 자기계발이 필요한 것이다. 정신적으로는 머리가 항상 팽팽 돌아갈 수 있게 공부해야 하고, 육체적으로는 돌발 상황 발생 시 문제없이 업무를 습득하기 위한 잔업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별것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 대비가 조금이라도 되어있으면 훨씬 수월하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 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람들 대부분은 보이지 않는 위험을 언제나 철저하게 무시하고 괄시한다.

 

의외로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 것이 인간관계이다. 특히 대한민국 직장은 대부분 장유유서와 호봉제가 혼합된 매우 수직적인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업무 말고 우리를 귀찮게 하는 인간관계가 ‘인간적’으로 너무 많다. 마음이 아니라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소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쉽게 오해를 살 수 있다. 상대방이 관심법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내가 기분이 나빠서 대화가 안 되는 것인지, 체력이 고갈돼서 힘들어 대화가 안 되는 것인지 알 방법이 없다. 이렇게 오해가 하나둘 쌓이기 시작하면 진짜 재수 없을 때 그 오해가 불씨가 되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정말 많다. 그리고 의도하지 않았어도 자주 아프면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잃게 마련이다. 그것은 상대방을 절대 비난할 수 없다. 회사에서 내가 하지 못한 일은 누군가에게 추가적인 업무가 되기 때문이다.

 

회사생활에 치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체력관리에 소홀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악순환으로 들어가는 시작이다. 체력은 우리 삶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그 말은 체력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주저앉는다는 뜻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체력만 받쳐줘도 생각보다 직장생활에서 큰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 경쟁력도 되고 내 건강도 챙길 수 있다면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는 너무 명확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