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직원들의 업무 능력을 상승시킨 비결

 

세계 최고의 부자이자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인 워런 버핏은 독특한 경영방식으로 유명하다. 그는 직원들을 직접 관리하기보다 스스로 일을 책임지도록 하고 만약 피드백이 필요할 때면 직원이 먼저 버핏에게 연락을 취해 피드백을 요청하도록 했다. 그래서 버핏은 오전에는 독서로 시간을 보내지만 오후에는 부하 경영진들이 언제든 연락할 수 있도록 전화기 옆에서 대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직속 부하들에게 의사결정에 대한 완전한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었다. 버핏은 부하직원을 세세하게 통제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서 이렇게 답했다.

 

“나를 꼭 필요로 한다고 생각되는 회사라면 절대로 주식을 사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뉴욕타임즈는 워렌 버핏을 최고경영자(CEO)가 아니라 최고위임자(delegator in chief)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율성이 조직의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구글은 직원들에게 90분 정도 되는 워크숍을 통해 자기 업무를 스스로 조정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줬다. 그리고 자기 업무를 스스로 설계한 사람들과 자신의 관심사나 가치와 좀 더 부합되도록 자신의 업무를 개인 맞춤형으로 조정한 실제 사례들을 소개해주었다. 그리고 몇 개월후 워크샵을 참가한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들을 비교해 보았다. 조사결과 자신의 업무를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 직원들의 행복지수와 업무 수행 능력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왔으며 그 상승효과는 6개월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또한 자율성을 느낀 직원들은 그렇지 않은 직원보다 승진을 할 확률이 70퍼센트나 높았다.

자율성은 스스로의 의사결정을 가능하기 때문에 주도성을 갖게 하고 책임감을 갖게 하며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한다. 주도성, 책임감, 통제감은 그 어떤 것보다 내적동기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더 높은 업무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혹자는 구글 정도 되는 회사니까 자율성이 통한 것이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셰필드대학 교수인 카말 버디의 연구진은 22년에 걸쳐 308개의 회사의 생산성을 연구했다. 연구 결과 전사적 품질경영이나 적시생산방식 같은 전통적인 경영 도구보다 압도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킨 요소가 있었다. 그것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더 큰 권한과 재량권을 부여한 것이었다. 연구팀은 기업이 직원들에게 자유를 부여하는 것만으로 개인당 9퍼센트의 부가가치를 올렸다고 말했다. 심지어 308개의 기업들은 실제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운영하는 IT기업이 아니라 대부분 제조업 분야였다. 통제가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제조업에서조차 적절한 자율권 부여는 생산성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직장에서 권한이 없다고 느낄 때의 부작용은 무엇이 있을까? 우리는 보통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대표나 임원 그리고 상사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말단 직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얘기한다. 그런 스트레스를 감내하기 때문에 연봉도 월등이 높은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영국에서 직위와 스트레스 사이에 어떠한 관계가 있는 알아보는 연구가 있었다. 연구 목적은 스트레스가 심한 고위 임원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를 알아보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연구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깼다. 직위 상승에 따른 책임감이나 압박감 증가보다 자신이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없다는 자율권 상실이 더 압도적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한 것이다.

 

2012년 하버드 연구진이 대표적인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는 코르티졸 호르몬을 통해 연구한 결과 리더들보다 부하 직원들의 코르티졸 호르몬 수치가 훨씬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코르티졸 수치가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가? 건강에 매우 치명적이다.

 

앞서 영국 연구진은 직급이 낮을수록 스트레스성 질병에 취약해 건강 위협이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중요한 결정을 한다는 고위 임원들은 실상 부하 직원들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아 더 오래 살 가능성이 큰 것이다. 2004년의 다른 연구에서는 말단 직원이 최고위 임원들보다 조기 사망률이 4배나 높고 정신질환을 앓을 확률 또한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왔다. 연구진은 이렇게 말한다.

 

“직위가 높을수록 낮은 직급보다 더 오래 살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성은 인간에게 ‘욕구’이다. 다시 말해 자율성은 인간에게 존재론적 문제인 것이다. 직장에서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느껴질 때 생산성은 물론이거니와 스트레스가 가중 돼 건강에 큰 위협이 된다. 만약 그 사실을 모르면 어떻게 될까? 생산성이 떨어지면 그것에 대한 패널티로 어리석은 리더들은 더 통제하려고 할 것이고 그 통제는 부하직원의 생산성을 더욱 더 떨어뜨리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일을 함에 있어서 자율성은 단순히 내적 동기의 문제를 떠나 건강과 행복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자율성은 일을 춤추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