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세계 공용어이다. 그런 관점에서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이다. 최근 한 커뮤니티에 ‘세계에서 영어 잘하는 순위’라는 것이 올라왔다. 순위 집계 방식을 자세히 알고 싶어서 출처를 찾으려고 했으나 그러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 순위를 보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당연히 상위권 국가는 대부분 유럽이다. 스웨덴 같은 경우는 얘기를 들어보면 방송 프로그램 자체를 미국에서 수입해서 쓰고 거기에 자막이 붙어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언어도 많이 비슷하고 또 영어 환경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다 보니 영어를 잘할 수밖에 없다.
특이한 점은 영어가 국가 공식 언어인 싱가폴이 북유럽 국가보다 순위가 낮다는 점이다. 싱가폴에 가보면 영어가 공용어이지만, 영어를 못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딱 자기가 필요한 수준만큼만 영어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본적으로 모국어인 중국어나 말레이어 혹은 힌디어를 쓰기 때문에 영어는 그들에게 사실상 완전히 새로운 언어이다. 우리가 영어권 국가 사람보다 일어나 중국어를 빨리 배울 수 있는 것처럼 유럽 사람들은 어원이 비슷한 단어를 쓰기 때문에 당연히 상대적으로 영어를 잘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결론은 부럽다….
커뮤니티 댓글에 보면 한국이 생각보다 순위가 높다고 언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회화를 잘한다는 것이 아니다. 복합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내가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을 때 정말 영어 회화를 못 하는 한국 형이 있었는데, 문제없이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외국 회사에 취업해서 잘 다니고 있다. 여전히 회화는 그렇게 유창하지 않다. 하지만 관련 문서 읽기는 정말 잘한다.
괜히 우리나라 제조업이 세계에서 상위권에 위차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에서 좋은 장비들은 여전히 일본이나 미국, 유럽에서 제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매뉴얼은 당연히 영어로 되어 있고 (심지어 일본 장비들조차도) 우리는 그것을 읽고 사용하면서 제조업 강국이 되었다.
그런 관점에서 성인은 영어 공부에 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과연 내가 회화를 열심히 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진지하게 따져봐야 한다. 관련 업종이 회화가 많이 필요하면 당연히 말하고 듣기 위주로 공부해야 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정보 습득 관점에서 읽기가 독보적으로 중요하다. 잘 읽으면 구글신과 대화도 쉬워지고 정보 검색 능력이 몇 배는 늘어난다. 아무튼 이왕이면 더 좋은 커리큘럼이 많이 나와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더 잘했으면 좋겠다.
참고 : 세계 에서 영어 잘하는 나라 순위 . jpg, 클리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