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나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참 많이 보인다. 처음에는 가족이 하나 더 생겨서 좋은 점들이 보였지만, 살다 보면 누군가는 서운해하고 누군가는 그걸 당연하게 여기면서 고충이 조금씩 늘어난다. 한 네티즌은 본가와 처가의 경제력 차이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결혼은 현실이고 이 현실을 유지하려면 당연히 돈이 필요하다. 글쓴이는 본가는 상대적으로 잘 살고 노후 준비도 잘 되어 있고 기념일마다 용돈까지 준다고 했다. 반면에 처가는 집 한 채 빼고는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했고, 생일에 축하한다는 메시지도 못 받는다고 하소연한다.
참 이게 어려운 부분이다. 사람은 자기가 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 손해를 봤다고 생각한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심리다. 그래서 무작정 글쓴이를 속물이고 너무 속 보인다고 나무랄 수도 없다. 글쓴이의 본가에서는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본가에 방문했을 때 크게 돈을 쓴 적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쓴이가 본가에서 아낀 돈이 모두 처가로 들어간다는 것에 아쉬움을 느낀다는 것도 공감한다.
아마도 결혼할 당시 글쓴이는 처가의 경제력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처가댁 부모님들 또한 이미 나이가 드셨고 경제적으로 나아지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이건 개선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그렇지만 처가댁 식구들이 기념일에 축하해주고 조금 더 친해지고 고마움을 표현해주는 건 얼마든지 나아질 수 있다. 글쓴이가 배우자에게 얼마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터놓고 얘기했는지는 모르겠다. 만약, 서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나눈 적이 없다면 한 번 쯤은 소통을 해보는 걸 권하고 싶다.
사람마다 서운해하는 포인트가 다르다. 누군가는 축하를 굳이 안 받아도 쿨하게 넘어가지만 이걸 생각보다 크게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걸 상대가 먼저 알아차리기 기대한다면 이건 망상이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서로 다른 존재라는 걸 인지해야 한다.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것은 상호 이해의 기본값이다. 글쓴이가 아쉽다고 느껴지는 부분에 대해서 경제력을 따지기 전에 먼저 소통을 해보라고 꼭 권하고 싶다.
참고 <본가, 처가의 경제력 차이>, 블라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