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우리의 말은 글과 영상이 되어 세상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 그래서 말 한마디는 엄청난 경제적 문화적 파급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결과를 만들어내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사실 한 번의 말로 즉각적인 결과를 얻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말도 태도가 중요하다. 우리의 미래는 내가 어떤 말투로 이야기하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앞으로 이야기할 간단한 말투만 습관으로 만들어도 잃는 것 없이, 운이 좋으면 커다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1. 권위효과
권위효과의 힘은 막강하다. 사실 우리 스스로 권위를 가지고 있으면 무엇보다 좋겠지만, 그 한계는 명확하다. 아무리 자신에게 권위가 있어도 결국 그 영향력은 특정 분야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에 친구들과 어떤 논쟁을 할 때 근거를 물으면 쉽게 나오는 말이 “TV에서 봤어!”였다. 지금만큼은 아니지만, 매스미디어의 권위효과는 엄청났다.
우리가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제대로 된 권위효과를 이용하기 위해서이다. 요즘은 온라인의 발달로 누구나 구글 검색을 통해 논문도 읽을 수 있고 운이 좋으면 권위자와 SNS로 소통할 수도 있다. 무언가를 주장할 때 명망 있는 연구소의 탄탄한 실험 결과를 근거로 하는 사람과 그냥 목소리만 큰 사람이 맞붙으면 그 결과는 뻔하다. 하지만 현실은 처참하다. SNS를 보면 근거 없는 괴담이 퍼지면서 어느 순간 거짓이 사실로 둔갑한다. 괜히 농담으로 ‘구글신’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정도 영어 독해를 할 수 있으면 생각보다 검증된 정보를 많이 접할 수 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확실한 정보를 바탕으로 논리를 전개하면 굉장한 경쟁력을 얻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대한민국 문해력의 현실이기도 하다)
2. 내가 아니라 우리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다양한 배경 속에서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거의 확실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가장 관심이 많은 것은 본인 자신이라는 점이다. 정말 시끌시끌한 시장에서도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면 어렵지 않게 인지할 수 있다. 그만큼 우리는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자신에게 관심이 많다. 그래서 대화할 때면 내 관심사 중심이 아닌 상대방이 포함된 ‘우리’의 관심사를 이야기해야 한다. 윈윈이 궁극적 경과인 이유도 단순히 패배가 없어서라기보다는 우리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대화할 때 자신을 대화의 중심에 넣으려고 한다. 자신의 관심사를 충족하고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나’의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당연히 어떤 협상을 시작했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야 좋은 결과를 만들 것이다. 하지만 먼저 함께 얻을 수 있는 부분부터 곰곰이 생각해보자. 내가 아닌 우리가 대화의 중심에 들어오면 관점의 차이에서 오는 불협화음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3. 낮은 진입장벽
우리는 종결 욕구가 매우 강하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빨리 결론에 도달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결론은 멀어질 수 있다. 대화를 통해 어떤 결과를 만들어야 할 때는 우선 상대방이 쉽게 수긍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실마리를 풀어나가면 더 효과적이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부터는 생각보다 수월하다. 그래서 맨 처음은 심지어 본론과 상관없는 대화로 시작하는 것도 매우 좋은 전략이다. 아주 낮은 진입장벽으로 누구나 동의할만한 주제의 이야기로 시작하면서 약한 공감대라도 먼저 형성하자. 그냥 본론으로 넘어갔을 때 실패 확률이 90%였다면, 이미 80%까지 낮췄다고 봐도 좋다.
대학원 재학 시절에는 다른 연구실에서 장비를 빌려 써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다짜고짜 장비 좀 쓰겠다고 하면 당연히 좋아할 사람이 없다. 대학원에는 다양한 국가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 있었고, 나는 언제나 새로운 연구실에 갈 때는 어색한 분위기를 쉽게 풀어보기 위해 한국 과자를 조금씩 사갔다. 간식만큼 세계 공용어가 또 있을까? 장비를 쓰기 전에 과자를 먹으면서 대학원이나 연구자로써 힘든 점을 함께 하소연하면서 대화의 물고를 트면 어렵지 않게 친해질 수 있었다. 그렇게 친해진 친구들은 장비 사용뿐만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는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지도 교수끼리 먼저 연락해서 공동 연구를 한 것이 아니라 학생끼리 먼저 협업해서 결과를 내 각자의 지도 교수에게 통보하여 공저자 논문을 쓴 최고의 윈윈 사례를 만든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