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검사 월급 수준

사람들이 가장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 중의 하나가 다른 사람의 소득이다. 어느 나라나 소득이 얼마인지 물어보는 것은 타부(taboo) 시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정보를 얻기가 일단 힘들다. (그래서 블라인드 앱 같은 곳에서 제일 뜨거운 주제도 익명성을 보장으로 “얼마 버느냐?”이다.) 그리고 소득을 알게 되면 단위 노동 강도당 수입을 얼추 따져볼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직업이 얼마나 퀄리티가 높은지도 알 수 있다.

 

최근에 한 커뮤니티에 초임 검사 4호봉 기준으로 월급을 얼마 받는지 공개된 게시물이 많은 사람을 관심을 끌었다. 참고로 사법연수원과 군대를 마치면 4년 경력이 인정된다. 월급 내역은 아래 첨부한 사진과 같다.

 

 

 

그리고 한 댓글에 생각보다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검사라는 관련 정치적으로 이슈가 되는 직업이기 때문에 우선 언급하면 “나는 그 누구보다 검사의 정치질 혐오한다.”. 문해력이 낮은 사람들이 있어서 다시 한번 언급해주면 내가 제일 최악을 생각하는 일 중의 하나는 자신의 능력이 아닌 자신의 직업을 권력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검사의 정치질을 극도로 혐오한다. 그런데도 세전 월급이 600만 원 조금 넘는 검사의 월급이 많다는 이야기는 사실 충격적이었다.

 

초임 검사는 사법연수원을 마치면 3급 대우를 받는다. 우리나라 3급 공무원의 세전 연봉이 7,300만 원 정도 되는 것이다. (참고로 삼성전자의 1호봉 과장이 영입이익 셰어 보너스인 PS를 하나도 받지 않아도 세전 연봉이 약 6000 정도는 될 것이다.) 사법고시를 통과하거나 혹은 법학전문대를 졸업하여 검사가 되려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는가? 과정도 힘들고 경쟁도 치열하다. 그 모든 것을 이겨낸 후 받는 월급이 600만 원이다. 그리고 우리가 언론에서 보는 쓰레기 검사가 아닌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검사의 업무 강도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주 40시간 근무는 꿈도 꾸지 못한다. 매일 야근이 기본이다. 가장 업무 강도가 높은 공무원 직군 중의 하나가 바로 검사이다.

 

검사라는 사회적 위치가 과거에도 현재에도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경우가 자주 보도되기 때문에 반감이 있는 사람이 많다. 나도 그중에 한 사람이다. 그런데도 월급은 월급이고 하는 일은 하는 일로 봐야 한다. 만약에 힘든 준비 그리고 무한한 경쟁을 뚫고 검사로 임명된 사람들이 저것보다 더 낮은 연봉을 받으면 어떻게 될까? 보상 욕구 때문에 더 많은 비리를 저지르게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연봉이 많다고 생각하는 착각 중의 하나는 초임이라는 말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무의식에는 오래 일했으면 그것을 당연히 보상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어느 정도 깔려있다. 장유유서와 호봉제 문화가 주류인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히 그렇다. 하지만 정말 공정한 사회는 의미 없는 경력이 아닌 실력에 맞게 보상받는 사회이다. 지금의 우리나라가 헬조선이라면 그 핵심은 기업의 썩은 조직문화가 있고 그 썩은 조직문화의 뿌리에는 연공서열이라는 제도가 있다. 단순히 오래 재직했다고 나이가 많다고 보상받는 것이 아니라 능력에 맞게 보상받고 그것을 인정해주는 문화가 빨리 자리 잡아야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많이 사라질 것이다.

 

참고 : 신임 검사 연봉 .jpg, 클리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