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찰력이란 서로 닿아 있는 물체의 운동을 방해하는 힘을 말한다. 무거운 박스를 밀 때 내가 미는 힘을 방해하는 것이 바로 마찰력이다. 그런데 마찰력에는 정지마찰력과 운동마찰력의 두 종류가 있다. 정지마찰력이란 물체에 힘을 주어도 움직이지 않고 계속 정지하고 있을 때의 마찰력이며, 운동마찰력은 움직이고 있는 물체에 작용하는 마찰력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정지마찰력은 물체가 움직이기 바로 직전에 최대가 되는데, 그때의 정지마찰력이 운동마찰력보다 크다는 것이다. 경험을 되새겨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어떤 물건을 밀 때 그것이 움직이기 직전에 힘이 매우 많이 들어 간다. 하지만 물건이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훨씬 힘이 덜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마찰력은 물리학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마찰력은 우리의 마음에도 적용된다. 우리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가장 큰 저항을 경험한다. 왜냐하면 끝이 너무 멀리 보이기 때문이다. 최대 정지마찰력이 우리를 붙잡고 있다. 그것만 넘어서면 좀더 수월하게 갈 수 있는데 말이다. 그런데 물리학과 다르게 의외로 마음은 속이기가 쉽다. 만약 우 리의 마음이 이미 최대 정지마찰력을 넘어섰다면 그 다음은 쉬워진다.
세차장에서 흥미로운 실험이 있었다. 그 세차장에서는 고객들에게 세차를 할 때마다 도장을 찍어 주었다. 고객들은 도장 8개를 받으면 무료1회 세차권을 받았다.
그런데 연구팀은 고객들을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각 그룹에 다른 도장카드를 주었다. A 그룹은 도장카드에 8칸이 있었고, B 그룹은 도장 카드에 10칸이 있었는데 이미 2칸에 도장이 찍혀 있었다. 그러나 두 그룹 이 무료세차를 받기까지의 목표는 8칸으로 여전히 같았다.
시일이 지난 후에 손님들이 얼마나 무료 세차권을 얻었는지 조사했다. 둘 다 채워야 할자리는 8칸으로 같았지만, A그룹은 19%만 무료 세차권을 받은 반면에 B그룹은 34%나 무료세차권을 받았다. 무려 2배 가까운 수치였다. 그리고 그룹 전원이 무료세차권을 받은 기간도 B그룹이 A그룹보다 짧았다.
도장 8개라는 목표가 같았음에도, 둘의 결과가 달랐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B 그룹의 카드에는 도장 2개를 미리 찍어줌으로써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최대 정지마찰력을 넘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바닥부터 시작이구나’라는 생각과 ‘20%는 먹고 들어가는구나’라는 생각의 힘은 행동을 이끄는 데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우리는 항상 도장 2개를 미리 찍어 주어야 한다. 너무 먼 목표만 강조하 기보다는 이미 우리가 해왔던 것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무언가를 실패 해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때에도, 실패의 교훈을 통해 0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두 걸음, 세 걸음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되새겨야 한다. 목표, 혜택과 행운이 생각보다 멀지 않음을 인식해야 한다. 같은 상황이라도 ‘우리가 해낸 게 아무것도 없잖아!’라는 것보다 ‘우리는 이미 해놓은 게 많아’라는 생각을 가지게 해야 한다.
동기 부여 전문가 앤드류 매튜스(Andrew Mattews)는 이런 명언을 남겼다.
“중요한 일(20%)을 먼저 처리하면 나머지 일(80%)은 거의 완성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잊지 마라.
여기서 중요한 일은 당신이 도장 2개를 미리 찍어놓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