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 축의금 15,000원 낸 사람

인생을 살면서 전화를 할 때 민망한 순간이 종종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평소에는 연락을 잘 안 하다가 결혼 소식을 알리기 위해서 연락을 할 때이다. 그런데 뭔가 조금 이상하다. 분명히 축하받을 일인데 왜 민망하고 뭔가 찝찝할까? 아마도 축의금 때문이 아닐까?

 

그런 관점에서 최근에 한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된 게시물이 있다. 바로 “동창 축의금 15,000원 낸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여기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사실 계좌로 송금해주는 것도 아니고 봉투에 넣어서 축의금을 내기 때문에 사실 결혼 당사자가 아니면 얼마를 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글쓴이는 축의금 문화가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행동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당당하게 말한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여기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그냥 개인적 선택만이 존재하고 그 선택에서 나오는 결과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면 모든 것이 끝이 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내 생각을 보태면 이렇다. 일단은 애슐리 평일 점심이 9,900원이기 때문에 15,000원을 냈다고 하는 단순 비교는 합리적이지 않다. 결혼식 음식은 대관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애슐리랑 완전히 똑같이 먹었다고 해도 그것보다는 훨씬 비싸다. 그리고 결혼식이라는 것 자체가 주말에만 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시간 프리미엄이라는 것이 발생한다. 그래서 똑같은 상황이라도 더 비쌀 수밖에 없다. 경제적으로 단순히 애슐리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한 의견 제시는 아닌 것 같다.

 

그리고 결혼에서 축의금을 내는 것은 일종의 경제적 품앗이 개념이다. 결혼 자체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때 모인 돈으로 비용을 충당하고 또 누군가 결혼을 할 때 축의금을 내면서 그 순간을 도와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글의 작성자는 본인은 결혼할 의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품앗이 도움을 활용할 기회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결혼을 안 하는 사람들도 혼자 살겠다고 친구들에게 알리면서 파티를 열고 축의금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그 돈으로 세계여행을 가는 사람도 봤다.

 

마지막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꿀팁을 하나 주면 우리는 인생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심리학적으로 하루가 있으면 절정의 순간과 마지막 순간만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을 절정 대미의 법칙이라고 한다. 인생에서 절정의 순간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결혼식은 그중에 하나일 것이고 그때 받은 15,000원이라는 축의금은 기억이 너무 또렷하게 날 것이다. 돈을 낸 당사자는 결혼을 안 할 예정이라서 합리적인 금액을 냈지만 축하받는 당사자는 그것을 모를 수도 있다. 분명히 본문에서도 축하의 뜻을 가지고 참석했다고 하지만 결혼 당사자는 완전히 오해를 할 수도 있다. 돈 내고 욕먹을 수도 있는 것이다.

 

참고 : 동창 축의금 15,000원 낸 사람, 이토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