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직장인이 ‘몰입’하지 못하는 이유 3가지

 

여러분은 직장에서 일하실 때 ‘몰입’이 잘 되시나요? 경영학에서 말하는 몰입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직원이 자신의 일, 조직, 관리자, 동료에 대하여 느끼는 높은 수준의 정서적/지적 유대감을 말하며 이에 따라 자신의 업무에 대해 자발적인 노력을 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네.. 쉽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 컨설팅 회사인 타워스 왓슨의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 직장인들 중 몰입 수준이 높은 사람은 전체 17%에 불과했습니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은 몰입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죠. 글로벌 평균은 35%이니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왜 이렇게 몰입을 못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를 LG경제연구소의 <한국기업, ‘영혼을 담은 몰입’이 필요하다>와 제 책 『완벽한 공부법』을 중심으로 한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안정성의 위기

 

2013년 OECD 자료 기준으로 우리나라 근로자의 근속기간은 평균 5.5년으로 가장 짧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OECD 평균은 10.7년입니다. 예전에는 조직에 충성하고 열심히 일하면 평생이 보장된다라는 암묵적 계약이 유효했지만 지금은 어불성설이죠.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일의 몰입은커녕 그저 버티는게 최선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언제 도태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미생에는 이런 유명한 대사가 있죠.

 

“회사는 전쟁터지만 밖은 지옥이다.”

 

피가 난무하는 직장 내 삶은 전쟁터지만 직장을 나서는 순간 아비규환의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재취업은 험난할 뿐만 아니라 자영업은 2년 안에 대부분 실패하죠.

 

그렇다면 안정성 위기는 왜 몰입을 방해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생존에 위기를 느낄 때 지적 수행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뇌가 처음으로 감각 정보를 받아들이는 곳을 망상활성계라고 합니다. 모든 감각 정보는 망상활성계를 통과하지 않으면 더 높은 수준의 정보를 처리하는 뇌 부위로 가지 못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의 정보처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망상활성계는 모든 정보를 통과시키지 않고 그 중에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정보만을 다른 뇌로 전송합니다. 일종의 여과장치 역할을 하는 샘인데 그 이유는 들어오는 감각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일하는 입장에서는 일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가 특별회원 자격으로 항상 편하게 입장하기를 원하지만 그런 정보보다 더 높은 VIP는 따로 있습니다. 우리 뇌는 공부보다 ‘생존’을 더 중요시합니다.

 

생존에 대한 위협을 느끼는 신호를 받게 되면 망상활성계는 그 어떤 정보보다 그것들에 우선권을 주게 되는 것입니다. 업무를 위한 뇌 부위는 활성화가 미비한 반면 생존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활성화되죠. 결국 안정성의 위기를 자주 느끼게 된다면 업무에 집중을 못하는 상황이 빈번해 지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인간은 불안함을 느끼면 코르티솔을 분비하는데요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화학물질입니다. 코르티솔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면역체계에 손상을 가져오게 됩니다. 실제로 런던 대학교 공중보건 연구진의 연구에 의하면 말단 직원은 임원보다 조기 사망률이 4배나 높습니다. 높은 직급에 있기 때문에 임원이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지만 실제는 박봉에 언제 짤릴지 모르는 말단 직원이 훨씬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죠.

 

정부는 기업들이 직원들의 안정감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입니다. 또한 조직의 리더라면 최대한 직원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여러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를 바꿀 수 없는 일반 직장인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타깝지만 ‘실력’ 밖에 없어 보입니다. 조직에서 날 놓칠 수 없을 정도의 중요한 인물이 되거나 조직을 나간다할지라도 다른 조직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할 것입니다. 혹은 홀로서기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겠죠.

 

그러려면 평소에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합니다. 실전 경험과 다양한 독서 및 글쓰기 능력, 필요한 기술 습득을 통해 학습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평소에 길러야할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안정성의 위기 속에서도 위기를 극복하고 자신의 일에 몰입할 수 있는 직장인이 될 것입니다.

 

2. 의미의 위기

 

현재 우리 직장인들은 두 가지 상황가운데에서 일의 의미를 찾기가 힘들어졌습니다.

 

하나는 과거보다 업무의 분화가 심화되고 조직의 복잡성이 높아지면서 구성원들이 일의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경영환경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과거 관행에 의존한 업무 수행으로는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지고 심지어 일의 내용이 환경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구성원들이 특정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늘고 있죠. 다시 말해 성취감 등 일이 주는 고차원적인 의미 이전에 일의 이유조차 납득하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또 하나는 아직도 직장에서는 까라면 까란식의 군대식 문화가 여전합니다. 의미를 모르지만 명령을 받았으니 해야 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조직의 리더는 큰 틀에서 각자가 하는 업무의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설명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조직에 대한 정보들을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구요. 그리고 군대식 문화는 군대에서 하는 것입니다. 강압적 분위기에서 혁신이 꽃필 수가 없는 거죠.

 

의미가 없으면 몰입도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직장인 대부분은 조직을 바꿀 수 있는 위치가 아닙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사실이 있다고 해서 그냥 망연자실 세월 흘러가는대로 가면 삶이 너무 피폐해지죠.

 

자기 자신을 위해서 일의 의미를 스스로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이 이 일을 왜 하는지, 이 업무를 왜 하는 지를 물어보는 것이죠. 원대한 목표 속에 자신이 하는 일이 하나의 과정임을 인식하는 것도 좋습니다. 자신의 업무를 긍정적으로 재정의를 해보고 자신의 동료와 고객과의 관계를 재구축하며 더 나아가 자신의 권한 내에서 새로운 영역을 주도적으로 도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를 잡 크래프팅이라고 하는데요. 이런식의 자발적인 의미부여는 어쩔 수 없는 현실 속에서 학습된 무기력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그 가운데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몸부림’이 될 수 있습니다…

 

‘몸부림’이라는 단어가 안타깝지만.. 그래도 해 내야겠지요.

 

3. 활력의 위기

 

Effectory International 사가 일에 대한 스트레스와 에너지 정도를 측정한 구성원 활력(vitality)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는 조사 대상 52개국 중에 5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활력이 없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직장인들이 과도한 업무에 몸과 마음이 지쳤다는 말입니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은 ‘오래 일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라는 투입량 중심 사고에 젖어있습니다. 이러한 사고는 새로운 일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워지자 오래 그리고 많이 일함으로써 저조한 성과를 무마하려는 방어적인 생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의미 없는 야근과 회식은 왜 이리 많은지…

 

업무든 공부든 지적 수행 과제를 꾸준히 잘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휴식은 필수입니다. 1998년 나사가 쏘아올린 화성 기후 탐사 궤도 우주선의 폭발 원인도 휴식 없는 바쁜 일정임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부족한 휴식으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면 아이큐도 순간적으로 떨어집니다. 업무 효율이 나올 수가 없죠.

 

또한 휴식은 변수가 많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데에 핵심적인 사항임을 증명하는 실험도 상당합니다. 괜히 우디 앨런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려고 샤워를 자주하는 게 아닙니다. 푸앵카레는 산책 중에 푸크스함수와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연관성을 알아냈고 유레카는 아르키메데스가 욕조에서 외쳤죠.

 

그래서 똑똑한 글로벌 기업들은 미래지향형 낮잠용 침대인 에너지팟을 설치해 직원들의 피로를 풀어주면서도 동시에 생산성을 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공부에는 ‘시간 가설’이라는 게 있습니다. 한마디로 공부하는 시간이 짱이라는 얘기죠. 하지만 실전에서 이 시간 가설이 안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잘못된 공부 방법을 사용한 경우죠. 반대로 효과적인 공부법을 활용하면 노력의 시간 효율은 극대화됩니다. 공부/업무에 있어서 몸상태를 잘 관리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방법론입니다. 피곤하면 활력을 잃으면 직장인은 몰입을 할 수 없습니다.

 

우리 조직에는 그런 걸 기대할 수 없다구요? 그래서 그냥 흘러가는대로 사시겠습니까? 끈길기게 살아남아야겠죠. 정말 월화수목금금금에 계속 회사가 늦게 끝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노동 통계를 보면 절대치는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많지만 근무시간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독서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 여유시간이 과거에 비해 계속 늘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여가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활력의 수준을 바꿀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경제 규모는 세계적이긴 하지만 근무 환경은 아직도 경제규모를 쫓아가려면 멀었습니다. 근로자 생산성을 올려야한다고 기업인들과 일부 보수정치가들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 기업 환경으로는 몰입을 제대로 할 수가 없는 처지입니다. 기업들이 스스로 이 문제를 자각하고 국가가 그런 기업들에게 적절한 인센티브를 주어 구조를 바꿔주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어떤 환경이든지 주도적인 사람이 행복하고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자신의 역량으로 어쩔 수 없는 것들은 최대한 빨리 미련을 버리고 스스로 그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죠.

 

꾸준히 공부/업무/기술을 습득함으로 실력을 키우고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며 주어진 여가시간을 잘 활용함으로써 전보다는 더 나은 몰입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더 큰 몰입은 개인의 성장을 이끌 확률이 높아질 수 있겠죠.

 

항상 힘든 가운데에서 힘내시는 모든 직장인 분들을 응원합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