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는 게 인생이다. 그만큼 만남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운명적인 어떤 만남은 우리 인생의 방향을 송두리째 바꾸기도 한다. 별 볼 일 없는 인생이지만, 내 삶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면 결정적인 순간에는 사람이 있었다. 힘든 순간에도, 기쁜 순간에도 빠지지 않고 누군가가 내 옆에 있었다. 전혀 대단한 인생은 아니지만, 나는 지금 이 순간을 너무 만족하며 살고 있다. 누군가와 비교할 필요가 없을 만큼 온전하게 내 삶에 몰입하고 있다. 이렇게 행복이 가득한 인생을 살 수 있게 된 비결에는 당연히 내 노력도 큰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내가 만난 사람들이 준 영향이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을 운 좋게 만나서 이렇게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을까?
1. 경험해보지 못한 영감을 주는 사람
나는 언제나 열등감 덩어리였다. 나보다 무언가를 잘하는 사람 그리고 많이 가진 사람에게 항상 열등감을 느꼈다. 동시에 궁금했다. 어떻게 저 사람들은 저 위치까지 올라갔고, 저런 능력을 키울 수 있었을까? 열등감이 깊어지는 만큼 그 비밀에 대한 호기심도 함께 커졌다. 어느 순간부터 호기심이 열등감을 넘어서면서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항상 질문했다. “비결이 무엇인가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늘 정답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내가 가보지 못한 영역을 개척한 사람들에게 질문하고 대답을 들으면서 세상을 조금씩 더 깊게 이해하게 되었다.
우선 확실히 깨달은 것은 저마다 성공의 이유가 있었지만, 대부분 죽어라 노력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 노력의 정도가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었다. 내가 했던 노력은 모든 면에서 턱없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생각의 틀을 깨면서 더 빠르게 제대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 과정이 10년 이상 지속되자 나는 나 자신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나는 오랫동안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을 직간접적으로 만났고 꾸준한 실천을 통해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2.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
시너지는 정말 좋은 말이고 사람들이 자주 쓰는 단어이지만, 막상 경험해 본 사람은 거의 없다. 시너지를 경험하면 경쟁보다는 협력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누가 잘 되어도 배가 아프기보다는 어떤 접점을 만들어서 함께 잘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이렇게 좋은 관계를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조건을 만족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사람들이 만나서 시너지를 내려면 각자의 고유 영역에서 임계점을 넘은 온전한 실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하면 시너지는 오케스트라 연주이다. 각자가 악기 연주를 잘해야 웅장한 합주곡이 탄생하는 것이다. 만약에 한 명이라도 실수하면 오히려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노력까지 망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인생에서 내 능력을 넘어서고 싶다면 반드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을 만나봐야 한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할 부분은 시너지를 내기 위해 어떤 유기적 구성체를 조직할 때 그중에 한 부분을 자신이 온전히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1인분을 할 수 있어야 시너지가 발생한다. 이 사실을 잊지 말자.
3. 모든 것을 다 주고 싶은 사람
개인적으로 사랑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정서적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일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더 행복한 일이라고 확신한다. 얼핏 생각하기에 사랑받으면 더 기쁠 것 같지만 받는 사랑에서 오는 기쁨의 타이밍은 내가 결정할 수 없다. 누군가가 사랑해 주지 않으면 내 마음은 채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내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다. 주는 기쁨에 익숙해지면 훨씬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다. 그렇게 주도적인 상태에서 내 모든 것을 다 주고 싶은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해보자. 가장 큰 삶의 원동력을 갖게 된 것이다. 사실 부모가 되면 이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 부모가 되면 이구동성으로 아이를 키우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하지만, 결국에는 대부분 잘해낸다. 그 이유는 내 인생을 다 주고 싶은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배우자를 만나는 것은 머리로 다 주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고 그 사랑하는 배우자와 함께 내 아이를 만난다면 그것은 내 가슴으로 모든 것을 주고 싶은 인연을 만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