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 부정의 힘으로 조직의 실패를 예방하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간한 보고서 <조직의 실패를 예방하는 부정의 힘>을 요약.

 

어디서든 긍정의 힘만 강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뭐 그런데 긍정은 우리의 삶에 있어서도 실제 조직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은 확실하다. 2009년 기업컨설턴트 마셜 로사다 박사가 기업의 60개 부서를 대상으로 한 결과에 의하면 높은 성과를 내는 팀에서 긍정적인 발언이 낮은 성과를 내는 팀에 비해 8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그런데 높은 성과를 내는 팀은 당연히 긍정적인 발언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아무튼 긍정이 대체적으로 좋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긍정이 아닌 부정의 힘을 꼭 활용해야 할 조직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기업이다. 특히 기업 리더는 부정의 힘을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세리는 세 가지를 말하고 있는데 대체적으로 그 내용에 동의한다. 하지만 중요도에서 차이가 있다고 판단되어 세리와는 다른 순서로 얘기해 보겠다.

 

1. 비판적 직언을 독려하고 수용하라

 

잡코리아의 설문조사 결과 CEO 자신은 직원의 말을 잘 듣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직원들은 기업 경영층이 부하의 직언을 수용하는 수준이 매우 떨어진다고 나왔다. 누가 착각하고 있을까? 당연히 리더다. 왜냐하면 일단 인간은 본성적으로 부정적인 지적을 싫어한다. 게다가 그 대상이 부하직원이라면 더욱더.

 

노키아의 개발진은 이미 경영진에게 아이폰에 버금가는 스마트폰을 빨리 개발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무시당했다. 그리고 일본 시사평론가 사타카 마코토는 도요타 리콜 사태의 원인이 비판 자체를 금기시하는 내부 조직 분위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직원을 계속 무시하면 부정적인 것은 걸러지고 긍적적인 내용만 경영층에게 전달되는 조직침묵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리더라면 비판적 직언을 무조건 들어야 한다. GM 전 CEO인 아프레드 슬론은 내부의 반대 없는 안건에 대해서는 ‘검토 불충분’이라며 최종 의사결정을 유보한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 투자자 뱅가드는 미국 경제위기 전 서브프라임 모기지 상품에 투자를 피하라는 사내 애널리스트 1명의 끈질긴 반대의견을 결국 수용해서 막대한 손실을 막기도 했다.

 

비판적 직언을 들을 수 없다면 리더의 자격이 없다.

 

2.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하라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해야 한다. 사우스웨스트는 미래를 대비해 호황기에도 긴축전략을 시행함으로써 911테러 시 유일하게 이익을 창출한 항공사가 되었다. 미국 심리학자 알버트 엘리는 ‘불확실한 미래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선이 아닌 최악의 시나리오에 초첨을 맞추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개인적으로 경영자라면 항상 가슴 속에 품고 다녀야 하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이는 나심 탈레브의 ‘안티프레질’, 짐 콜린스의 ‘생산적 피해망상’, 히스 형제의 ‘Prepare to be wrong’개념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3. 부정적 피드백을 적절히 활용하라

 

세리에서는 이것이 첫번째로 나오는데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에서 세 번째로 뺐다. 피드백은 긍정적 피드백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부정적 피드백이 먹히는 대상그룹이 있다. 전문가 그룹이다. 초심자나 대부분의 직원들에게는 대체로 긍정적 피드백을 하는 것이 좋다. 게다가 부정적 피드백이 먹히기 위해서는 긍정적 피드백이 문화인 상황에서 정확한 펙트와 진심어린 마음이 있을 때이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보고서에서는 무슨 ‘호통리더십’을 애기하면서 리더가 화를 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당하게 호통하라고. 기억이 좀 안나지만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잡스와 베조스를 얘기하며 리더가 화를 내야 한다는 이상한 얘기를 본 적이 있는데 우끼는 소리다. 잡스나 베조스처럼 히스테리 안부리고도 엄청난 생산성을 내고 혁신적인 리더들은 많다. 그리고 기업이라는 것이 생산성이 능사가 아니다. 직원들의 행복 또한 중요하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잡스 같은 인물 아래에서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실제로 영국의 조사에 의하면 일반 직원이 임원보다 더 많은 병에 걸리며 더 일찍 죽는다. 잡스나 베조스 같은 인물 아래 있으면 수명은 더 단축될 것이다. 성공의 요인은 너무나 많다. 호통을 치고 히스테리를 부리며 항상 같은 옷을 입는다고 애플같은 회사를 만드는 게 아니다.

 

스톡데일 패러독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포로들 중 곧 풀려날 것이라고 무조건적인 낙관만하던 포로들이 가장 먼저 사망했다. 포로생활을 풀려날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갖고 대비하던 포로들이 석방 시까지 생존했다.

 

기업의 리더들이 가져야할 가장 큰 덕목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