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에 두고 가주세요.”라고 했더니…

요즘 가장 급격한 변화를 겪는 분야가 바로 배달 산업이 아닐까 싶다. 2~3년 전만 하더라도 배달 가능한 음식도 한정됐었고, 각 음식점마다 배달 직원을 따로 고용하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배달 어플이 보편화되면서 배달 전문 업체가 등장하더니 서비스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음식은 물론이고 커피까지 배달되고 있으며, 사실상 배달 직원을 고용한 식당은 거의 없어지다시피 하다.

 

이처럼 산업이 달라지니 이에 따른 문화에도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예를 들면 식당에서 배달을 책임지지 않고 배달 전문 업체에 맡기면서 음식 빼먹기 같은 서비스 저하 문제가 벌어졌다. 요즘에는 이를 막기 위해 안전 스티커를 붙이는 등 배달 음식 포장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문화의 변화는 이처럼 업체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요즘에는 배달을 주고받는 문화도 많이 달라졌다. 다음 이슈도 그와 관련된 이야기다.

 

 

 

요즘에는 배달 어플에서 미리 돈은 결제할 수 있어서 ‘문 앞에 놓고 가세요’라고 주문해도 되긴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연락 불통이 되어버리면 이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배달 기사분이 공동 현관 출입 번호를 외우고 다니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가 보안상 더 위험하기 때문에 그리 추천할 만한 방법은 아니기도 하다. 결국, 배달을 받는 입장에서도 배달 기사분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나의 경우 단독 주택에 살아서 공동 현관 문제를 겪은 적은 없다. 그래도 배달시켰을 때 웬만하면 대문 앞까지 나가는 편이다. 이유는 2가지인데, 하나는 빨리 받아보고 싶어서 그렇고, 다른 하나는 그게 배달 기사분에게 득이 되기 때문이다. 배달 업무는 속도가 생명이다. 더 많은 일을 받기 위해 1분 1초를 아끼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가 욕심내서 과속하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 배달 기사분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도착할 쯤에 연락을 받거나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면 바로 대문 앞까지 나가곤 한다. 이렇게 물건을 받으러 나가면 굉장히 고마워한다. 정말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다고 한다.

 

꼭 나처럼 달려 나갈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의 배려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위 사례처럼 10여 분을 기다려야 한다면 배달 기사로서는 건수 하나를 놓치는 손해를 입게 된다. 이 정도는 충분히 서로 배려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주는 사람도 고맙고, 받는 사람도 고마운 문화가 자리 잡으면 앞서 말한 서비스 저하 문제도 많이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렇게 새로운 문화를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나가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참고 : 배달음식 문앞에 놓고 가 주세요.jpg, DVD프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