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문제로 상담을 원하는 부부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나이 든 부부만이 아니다. 오히려 젊은 부부들의 발길이 늘었다. 그들은 결혼에 무엇을 바랐고, 무엇에 실망했기에 병원을 찾았을까? 정신과 의사로 많은 부부를 상담해 오면서 안타까운 사례를 많이 봤기에 결혼을 결심한 사람들이 염두에 두었으면 하는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1) 결혼은 인생의 도피처가 될 수 없다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아빠에게서 벗어나는 게 평생소원이었어요. 그래서 남편을 만나자마자 결혼을 결심했죠. 그런데 지금은 남편에게서 벗어나고 싶어요. 남편도, 시댁도 다 싫어요.”
지선 씨는 29에 결혼했는데 35살인 현재 이혼을 생각하고 있다. 그녀에게 결혼은 아버지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도피처였다. 불행한 인생을 단번에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 후 부딪친 현실은 달랐다. 남편은 딱딱하고 사무적인 사람이었다. 집안에서도 마치 회사 일을 하는 사람 같았다. 그녀는 남편에게 차마 속 얘기를 털어놓을 수가 없었다.
사실 지선 씨는 남편이라는 지붕 밑에서 비를 피하고 싶었을 따름이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지붕은 조금씩 누수가 있다. 바람은 막아도 비는 막지 못하는 지붕이 있고, 비바람은 막아도 폭염을 막지 못하는 지붕이 있다. 지선 씨처럼 지붕 밑에서 편하게 쉴 것만 기대하고 결혼하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환상을 찾는 것이나 다름없다.
2) 결혼하기 전에 꼭 해야 할 질문
철학자 니체는 이런 말을 했다. “결혼할 때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라. 다 늙어서도 그와 대화를 잘할 수 있겠는가? 결혼에서 그 외의 것들은 다 일시적인 것들이다.” 나도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 비슷하게 조언한다. 딱 3일만 자신에게 질문해 보라고. 첫째 날에는 “이 사람과 대화가 되는가?” , 둘째 날에도 “이 사람과 대화가 되는가?”, 셋째 날에도 “이 사람과 대화가 되는가?”.
결혼은 매일같이 해결해야 할 게 벌어지는 관계다. 돈 문제, 자녀 계획 같은 굵직한 일부터 하다못해 양말을 벗어 놓는 요령과 변기 뚜껑 올리거나 내리는 일까지 수많은 문제에 직면해야 한다. 당연히 결혼 초반에는 부부 싸움이 잦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싸움을 피해서는 안 된다. 싸우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라, 잘 싸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건강하게 싸울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 그리고 건강한 싸움을 위한 핵심이 바로 소통 능력이다. 그래서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
미국의 작가 헬렌 롤런드는 “결혼 전에 남자는 당신을 섬기기 위해 목숨까지 내놓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결혼 후 그는 당신과 얘기하기 위해 신문조차 내려놓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즉, 당신과 싸우기 위해 신문과 리모컨을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 당신에게 생각과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고, 또한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사람 말이다.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자유롭고 당당한 삶을 꿈꾸는 딸에게 전하는 자기 돌봄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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