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저출산 실감

 

저출산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이렇게 시각적으로 극명하게 드러나는 사진을 보니 정말 위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한때 우리나라는 아이 낳기를 만류하기도 했다. 6.25 전쟁이 끝난 후 1960년대까지 베이비붐 현상이 일었으며 이때 출산율은 6명대를 기록했다. 지나친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1960년대부터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했고,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같은 표어가 널리 쓰이기도 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저출산 경향이 시작되었고, 90년대 IMF와 2000년대 세계금융위기를 거치며 취업 연령의 상승과 함께 출산율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아이를 낳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진 것이다. 이 경향은 2010년대에 이르러 더욱 심해졌고, 이제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0.8명으로 인구절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정부는 정권을 가리지 않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3년간 150조 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출산율은 증가하기는커녕 오히려 감소하기만 했고, 이제는 아예 사회 인식마저 바뀌고 있다. ‘맞벌이 무자녀 가정’을 추구하는 딩크족(DINK, Double Income No Kids)이 등장했고, 아예 결혼마저 거부하는 ‘비혼’이라는 말도 등장했다.

 

 

저출산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가 제일 심각한 상황은 맞다) 다른 나라도 저출산과 인구감소가 심각한 문제고 이에 따라 파격적인 정책을 내세우기도 한다. 헝가리는 결혼하면 4,000만 원을 무이자로 대출하고, 아이를 2명 낳으면 대출금의 1/3을 탕감, 3명 낳으면 전액 탕감, 4명 낳으면 평생 소득세 면제라는 저출산 정책을 발표했다.

 

‘이렇게 퍼줘도 괜찮은가?’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인구 절벽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도 동시에 느껴진다. 어떤 이는 우리나라도 엄한 데 돈 쓰지 말고 이렇게 파격적인 지원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150조 원을 쏟아붓고도 결과가 이 모양인지라, 마냥 생각 없는 소리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물론 파격적인 정책이라고 반드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정책 결정은 항상 신중할 수밖에 없다.

 

 

저출산 정책에 관한 또 다른 의견도 있다. 책 <혼자 살아도 괜찮아>에 따르면 저출산은 일부 선진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 한다. 서구권 국가의 저출산 추세는 말할 것도 없고, 전통적으로 아이를 많이 낳는 것으로 알려진 아프리카나 이슬람 국가에서도 출산율이 감소하는 추세라고 한다. 여기에 독신 인구 증가도 피할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라고 한다.

 

 

저자는 결혼 문화가 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10가지나 들며 이 흐름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 말은 현재 추진하는 저출산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출산율 감소와 독신 인구 증가를 되돌릴 수 없기에, 앞으로의 정책은 혼자 살아가야 할 사람들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 자녀가 없어도 행복한 노후를 맞이할 방법을 강구하고, 독신에게도 주거 지원 혜택을 제공하는 등 ‘싱글 라이프’를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말이다.

 

 

2020년 현재, 저출산은 여전히 답이 없는 문제다. 이 경향을 극적으로 되돌릴 것인지, 아니면 이런 흐름에 적응할 방도를 마련할 것인지. 생존하기 위해서는 양쪽 측면 모두에서 적절한 대응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나아가 모든 국민이 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을 필요도 있다. 텅 빈 운동장 사진이 우리에게 전하는 경고를 당신도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
1) 대한민국 저출산 실감, 에펨코리아
2) 책 <혼자 살아도 괜찮아>

 

※ 본 콘텐츠는 로크미디어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