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쓸 며느리 뉴스 보셨어요?

 

 

2020년 5월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불리지만 아래 글을 보면 종종 이 수식어에 회의감이 든다. 온가족이 모두 모이는 설날에 웬 날벼락? 그것도 며느리와 그 자녀들이 합세해서 어떻게 했길래 감옥까지 가게됐을까. 이 게시글 제목에 뉴스라고 언급 돼 있어서 기사를 찾아보았다.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가해자인 며느리와 자녀들의 시부모 또는 시누,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고모에게 향한 무례함은 이미 도를 지나쳐도 한참을 지나쳐 있었다. 욕설은 기본, 말리는 시누에게는 날계란과 김치 등을 던졌다. 시부모의 나이가 80대 고령임을 고려하자면 더더욱 반인륜적인 행동이었다. 그들의 얽히고 얽힌 사연은 복잡하겠지만, 보도된 내용을 정리하자면 간단하다. ‘재산 상속’ 때문이다. 자신의 남편을 포함한 가족들의 몫을 주지 않는 시부모가 원망스러웠고, 자신들이 받아야할 재산을 시누가 받아서 더욱 아니꼬왔던 것이다. 기사에는 피해자인 시누에게 “늙은 것을 꼬드겨”란 폭언을 했다는 부분이 언급돼 있다.

 

흔히 가족관계를 다른 말로 ‘혈연관계’라고도 한다. 직역하자면 피로 맺어진 인연이란 의미다. 미국의 작가 데이비드 아셀이 남긴 밀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사람들은 피가 물보다 진하다고 말하지.
아마 그렇기 때문에 남에게 쏟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와 열정으로 가족과 싸우는 걸 거야”

 

뉴스에 등장한 가족들의 피는 정말로 진할대로 진했던 것일까. 기사를 보며 더 안타까웠던 건 며느리의 자녀, 그러니까 시부모 입장에서는 그들의 손자와 손녀까지 합세해 자신들을 아무렇지 않게 때리고 함부로 대했다는 점이다. 사람보다 중요한 건 결국 그들이 죽어도 끝까지 남아있을 땅과 건물이었던가. 결국 이 며느리와 자녀들은 각각 한 사람씩 8개월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이제 두번 다시 얼굴을 마주할 일도 없을 듯하다. 그나저나 가해자인 며느리도 이번 일을 계기로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 봄과 동시에 앞으로를 걱정했으면 한다. 만약 당신이 시부모와 같은 나이가 됐을때, 자녀들이 다시 자신의 재산을 놓고 주먹다짐이 오고갈지도 모를 일이니까 말이다. 이런 기사를 볼때마다 앞으로 내 또래의 친구들이 낳은 어린 자녀들이 성인이 되고 나서, 이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가 고민하게 된다. 그저 성인이 된 자녀를 내 생각과 시선에 가둬두지 않도록, 평생 ‘자기객관화’ 훈련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겠다.

 

참고
1) <…. 며느리 뉴스 보셨어요?>, 82쿡(링크)
2) <“개XXX” 설날에 들이닥친 며느리, 날계란과 김치를 던졌다>, 조선일보(링크)